열역학제3법칙
U : 그거 아세요? 사람은 온도를 느낄 수 없데요.
B : 그러면요?
U : 온도를 느끼는 게 아니라 열의 이동을 느끼는 거래요.
B : 열에너지의 이동 말이에요?
U : 네, 실제로 인간은 온도를 짚어낼 수 있는 기능이 없는 거죠.
B : 아, 그렇겠다. 어차피 온도라는 게 선형적인 열에너지의 변화나 보유량을 비선형적으로 끊어낸 거니까.
U : 그렇죠, 그래서 실험을 하나 했데요. 똑같은 온도의 금속과 나무를 두고서 만져보고 어떤 게 더 뜨거운지 말해보라는 실험이였어요.
B : 결과는 금속이 더 뜨겁다 였죠?
U : 네, 비열을 보면 금속의 열에너지가 훨씬 빨리 이동할 테니까요.
B : 근데 우리 이 이야기가 왜 나온 거죠?
U : 사랑의 온도도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우리가 뜨겁다, 혹은 차갑다고 말하는 사랑의 온도는 사실 온도가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에너지는 많은 쪽에서 적은 쪽으로 흐르고 사랑 또한 다르지 않았다.
결국 내가 가진 그 마음이 어떠한지, 그래서 그 마음이 흘러나가는지 흘러들어오는지의 이야기였다. 마음이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흘러가는 당연한 이야기.
그래서 누구는 하염없이 주기만 했고 또 누구는 하염없이 받기만 했다지. 아무도 모르는 그 둘만의 이야기, 그러나 살다 보면 다들 알게 되는 이야기.
누구에게는 너무나 뜨겁다가도 누구에게는 턱없이 차가운 것도 그래서였을 테고.(간혹 누구는 항상 마음이 많아서 뜨거운 사람으로만 살기도 한다지만.) 애초에 연애의 온도라는 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B : 어? 근데 에너지 평형이라는 게 있잖아요. 많은 쪽에서 적은 쪽으로 흐르다 보면 서로가 같아져서 더 이상 주고받지 않게 되는 순간.
그래, 그런 순간이 있다. 더 이상 줄 수도 없게 되고, 더 이상 받으려고도 하지 않게 되는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무연해지는 시간.
U : 그래도 아시잖아요? 완벽한 열평형이란 사실 없다는 걸.
......
그래, 다행이다. 찰나라도 무연해지는 것이 조금 불안하지만, 그리 길지 않아서, 결국은 다시금 서로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것이 순리라서 다행이다.
이렇게 놓고 보니 사랑이 뜨겁다니 차갑다니 하는 것은 별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그저 그것이 지금 무연한 순간인가, 아니면 서로가 아직도 간절한지 그뿐이라는 생각.
추신, 히지만 법칙이고 뭐고, 나는 한 순간이라도 당신으로부터 무연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