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오늘부터 좀 착해지기로 했어.
얼마나 오래갈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싶지만.
결국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고,
선을 차근히 쌓아올리는 일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노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헐뜯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부수지 않고, 망가뜨리지 않고,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일그러진 얼굴이나, 가시돋힌 말들없이
내가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이래저래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오늘부터는 좀 착해지기로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