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by 서량 김종빈

일을 마치고 친구들 몇몇이 모인다길래 잠시 들렸다. 이미 일찌감치 모여서 거나하게 취한 녀석들이 나를 보자마자 온갖 욕을 해댄다. '으이그 븅신들, 이 새끼들은 장가를 가도, 애 아빠가 되어도 한결같다. 참으로도 정다운 새끼들.'

"야, 한잔해, 아무리 술이 약해도 왔으면 한잔해야지."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아우성이다.

"야, 딱 한잔만 줘라. 나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진짜 세잔만 마셔도 기절할 것 같다." 나는 엄살을 떨어봤지만 녀석들은 듣는 시늉도 않는다. '역시 나쁜 새끼들, 정다운 새끼들.'

그런데 갑자기 한 녀석이 정색을 하고 내게 물는다. "야, 너 장가 안 갈 거냐? 장가가야지, 장가 좋아, 진짜 좋다니까, 너도 이제 그만하고 가라."

그러자 다른 친구들도 앞다투어 말을 꺼낸다. "야, 결혼 안 하냐?", "저거 결혼 안 해, 아니 못해." "야, 종빈이가 왜 결혼을 못해!", "아니, 씨발 저 새끼 아직도 수영이 못 잊고 있다니까!", "으이구, 미친놈, 아니 븅신아!", "야, 너는 씨발 그래도 친구한테 그러면 안되지!", "아~ 이 새끼들 취했네.", "안 취했다고 븅신아.", "야, 너 시은이 기억나냐?", "알지, 이 새끼가 좋나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지.", "아 씨발, 기억나, 기억나. 와하하하."

나는 한 마디도 안 했는데 이 한결같은 븅신들은 몹시 해맑다. "니네들 제수씨들에게 연락 돌리까? 모셔들 가라고" 다들 말을 멈췄다. "야, 종빈이가 씨발 사랑꾼이야. 천천히 해, 괜찮아. 종빈이 왔으니까 건배 한번 하자."

참으로도 정답고 정겨운 우리 븅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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