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by 서량 김종빈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안 움직여진다. 눈은 떠지고 숨은 쉬어지는데,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지 않는다. "아-아-." 다행히 목소리는 나오는데, 일어날 수가 없다.

그대로 한 30분을 침대에 누워있으니, 이제 조금씩 감각이 돌아온다. 어릴 때 하던 전기놀이, 피를 통하지 않게 하다가 갑자기 피가 한 번에 통하면서 찌르르하는 그 느낌, 손끝이며 발끝이며 온통 저리기만 하다. 심지어 뒷목까지 찌르르 울린다.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되자, 회사에 바로 전화를 했다. "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오늘 연차를 좀 쓰겠습니다. 네, 네, 바쁜 시기에 죄송합니다. 그 건은 내일까지 마무리짓겠습니다."

지금껏 병원은 될 수 있으면 안 가는 주의였다.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아픈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면 그 아픈 기운 때문에 없는 병도 생길 것 같아서, 가기 싫었다.

그런데 나도 별 수 없는지, 이유도 없이 이러니 당장 겁이 났다. '그래, 병원에 가야지. 아, 이러다 큰 병이면 어쩌냐, 어제 술도 딱 두 잔 마시고 말았는데, 아-씨.'

병원에 가서 순서를 기다렸다. "어디가 안 좋으세요?" 낭랑하지만 사무적인 목소리에 나는 잠시 주눅이 들었다. "아, 그게, 저도 잘, 그러니까 어, 막 어디가 아프고 그런 건 아닌데, 아, 그래요. 요즘 너무너무 피곤해서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오구요. 오늘은 아침에 일어났는데 한 30분 동안 몸의 감각도 없고 안 움직여지더라구요."

창구직원은 내 이상한 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좀 전보다 한층 더 낭랑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그럼 일단 신경과로 가셔서 진료를 받아보실 수 있도록 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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