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물 천지라서, 피서를 갈 필요가 없네요. 아하하.

모로코 유아교육 계성은

by 서량 김종빈

물이 샌다.

화장실 바닥이 온통 물 천지다.


집주인은 온 집이 물인데도,

굳이 물이 보고팠는지 바다로 피서를 갔고,

기다리는 모로코의 수리공은

어디쯤 오시는지 알 수가 없는데,

그사이에도 우리 집 화장실은 물이 샌다.


조여보고, 갈아보고, 실리콘도 쏴봤지만

내 정성에 아랑곳 않는

우리 집 노쇠한 화장실에서는 물이 샌다.


"역시, 삶은 유기적인 것들의 연속이야,

그래서 모든 약속에도 끝이 있나봐."

뭐라도 깨친 것 마냥 혼잣말이 나왔다.


매정한 화장실을 놓아두고,

나는 파우치에 수를 놓는다.


어쩔 수 없는 것은 놓아두고

나는 내 일을 해야겠다.

화장실에서 물이새는 동안, 마음을 파우치에 수놓은 계성은, 모로코에서.

사진, 계성은

글 , 김종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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