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뭐라도 해주고 싶었나 봐요.

세네갈 한국어교육 기인정

by 서량 김종빈

한 번은 여기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았어요.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갑자기 친구가 제 머리를 땋아주고 싶다,

하더라구요.


왜 있잖아요.

아프리카 친구들이 많이 하는 머리요.


사실, 동양인들 머리카락은 얇고 부드러워서

제대로 땋지는 못했어요.


근데, 머리를 땋아주겠다고,

온 가족이 제 머리에 붙어서

정성스레 애쓰는 걸 보니

괜히 찡하더라구요.


엄마에 딸 넷이 모여서,

제게 뭔가 해주고 싶었나 봐요.


참 이상하죠?

마음을 주려고 온 건데,

되려 이렇게 잔뜩 받아버리면,

어쩐지 이상한 기분.


외롭고, 지치고,

텅 비어버리는 날도 많았지만,

이런 날도 있네요.


가득하게 채워져서,

마음이 넘치는 날도 있어요.

다소곳하게 앉아서 머리를 친구와 그 딸들에게 맡긴 기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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