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침일 텐데,
아는 형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말은 길지 않은 사람이라,
행동을 깊이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
그래서 별 말은 없었다.
다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요즘 내가 쓰는 이야기를 보다 보면
반 멍청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라고 했다.
고마운 이야기다.
그리고 반가운 이야기다.
그는 내가 반 멍청이가 되는 것이
그냥 반 멍청이가 된 건지,
뭐라도 알게 되어 반 멍청이가 된 건지,
도통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걱정이라 했다.
글쎄다.
아마도 나는 그냥 멍청이가 되어가는 걸 테지.
그래도 사람을 좀 안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아니었고,
삶을 좀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사랑이며, 세상이며, 두루두루 좀 안다고
생각했었지만 역시 아니었다.
알고 있는 게, 실은 알고 있는 게 아니었으니
멍청이가 된 것이 자명하다.
반 멍청이라는 말도 후하기만 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전부 모르겠다 싶은 와중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거 하나는 뚜렷해져서
그게 그나마 보람이다.
형님의 공자 이야기 마냥,
세상 살며 기억할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는지도.
세상 자신만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나는 내가 틀렸다고 하였고,
모든 정의가 자신에게 있다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비루한 소인배 기질만을 자랑삼았다.
폭력은 악이라며 내게 날 선 말을 쏟아내는
사람들 앞에서 폭력의 어쩔 수 없음을 읍소하던
나는 분명 멍청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