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어려워요. 어렵죠, 참 어려워요.
정리
어제 마지막 송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2년 동안 어림잡아 수백 번은 다녔을 길이 새롭더라구요.
한국에 돌아갈 때가 되니 그냥 지나치던 길마저도 새로워서, 혼자 웃고 말았습니다. ' 내가 또 이러는구나, 참 지겹도록 여전하구나.' 꼭 끝에 다다라서야 뒤늦게 자세히 살피려는 변덕, 이 못난 성정은 도무지 변치를 않습니다.
저는 이별을 참 못합니다. 정확히는 싫어하지요. 더더욱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을 때는 도망치듯 사라지기까지 하니까요.
이별을 실감할 때쯤이면 '내가 참 못했구나, 못됐구나, 못났구나. 그런데 이제는 어쩔 수가 없구나.' 하는 생각만 점점 불어나서 어려운 마음이 들거든요.
볼리비아까지 올 때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온 건데 그렇지 못했네요. 더 넓은 세상에 와서 왜 더 좁다란 마음이었는지. 고집에 오만에 무례까지 그마저도 약해빠진 탓에 변명만 해대었네요.
멀리 와서, 많이 온 줄 알았는데 다시 원점입니다. 그래도 언젠가 이별을 앞두고도 떳떳한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모두가 오만하지 않기를,
모두가 무례하지 않기를,
모두가 비겁하지 않기를,
모두가 저같이 부족한 마음으로
볼리비아를 떠나는 일이 없기를,
모두가 항상 건강하시고,
언제나 양심과 겸손이 곁에 있기를
121기 따리하 전기전력 김종빈 드림.
추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달리는 차는 쫒아가지 마세요. 네, 좋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이것으로 한때는 차라리 죽기를 바라던,
하지만 결국은 전부를 살아내야 하는
어수룩했던 저의 볼리비아 이야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