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소소로운 #7.

비법을 찾거든, 나도 혼자만 알아야지.

by 서량 김종빈

늦은 저녁, 길을 가다가

퇴근하는 아무나 붙잡고

다짜고짜 물어보는 거야.


"제가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말해보세요!"

그리고는 셋까지 세는 거지.


그래서 납득이 가는 대답이 안 나오면,

그 사람을 보내고 다시 또 아무나 잡는 거야.


그렇게 세 번을 했는데도

마음에 차는 대답을 못 구했다면,

그때는 지금 하는 걸 관두는 거지.


... 같은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면 좀 나아질까 싶었다.


훌륭하게 포기하는 방법,

고상하게 때려치우는 방법,

성실하게 내팽개치는 방법.


그런 게 어딘가에 있을 법도 한데,

아직까지 못 찾은 걸 보면

누가 꼭꼭 숨겨놓고 저만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어느 가문의 비술 같은 걸로

사람들 몰래 대대손손 내려오고 있거나.


나야, 그런 비법을 모르니 계속하는 수밖에,

하루가 다 가도록 일상에 시구 하나가 없어도,

그래서 좌절하기에 충분한 하루였어도,

계속하는 수밖에.


음, 그러는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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