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소소로운 #14

거대한 바보들의 무대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박수는 받아야지.

by 서량 김종빈

산다는 건 놀림감이 되기 일쑤인 것 같다. 살다 보면 누군가의 입에 내 삶이 얹히어지고, 좋은 이야기도, 달갑지 않은 이야기도 부풀어 올라 버린다. 가끔은 부풀려진 것들로 내 삶이 짓눌리기도 한다. 때때로 생판 모르는 이의 혀 위에서 내 삶이 뒤집어지고, 흔들리기도 하고, 뭐 그렇다.


그러나 그게 살아가는 것이라서, 무슨 하소연을 할까. 내 모자람과 허물로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타인의 질시와 부족함으로 놀림감이 되기도 하는 게 일상인데 별 수 없다.


그래서 다들 내 편을 찾나 보다. 딱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내편을 찾고, 내 팬을 찾아다니는 걸지도 모르겠다. 다들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가면서도 외로운 까닭이다.


요즘 외롭다. 그럭저럭 잘 살아가는데, 지독히도 외롭다. 잘 살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 어떤 확신도 서지 않아서 휘청이기만 수백수만 번이다.


당신 속으로 나를 낳으셨다는 부모님이 건강하게 계신데도 외롭다. 아마 내 전부를 사랑하겠다는 연인이 있다고 한들 외로움이 전부 가시지는 않겠지.


'나라도 내 편이 되어야겠다.'


나라도 나를 건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라도 내편을 들어줘야겠다. 내 팬이 되어서 응원도 하고 박수도 쳐주고, 입에 발린 칭찬도 해주리라.


이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제 허물에 부족함이 뻔히 보이는데, 팬이 된다니 쉬울 리가 없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내편이 되어야겠다. 다른 누군가에게 놀림감이 되더라도, 한쪽에서는 박수를 받는다면 어떻게는 계속 살아지겠다 싶다.


외로운 나는 내편을 들어줄 내가 필요했다. 당신도 외롭다면 당신 편이 되어줄 당신이 필요했다.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놀림감이 되는 세상에서는 마땅히 그랬다.


사람들이 태어날 때 우는 이유는 이처럼 거대한 바보들의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야. 리어왕, 셰익스피어


어떤 바보도 무대에 올랐다면 억지로라도 박수받을 자격이 있지. 우리는 우리에게 경의를 표해야만 해.

매거진의 이전글사사로운, 소소로운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