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이제와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Adios. 2021.
삶은 몇 자로 적어낼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닐 텐데,
여전히 몇 자로 적어보려는 아둔함은
도무지 그칠 것 같지 않다.
겁이 날 테지.
모르는 것이라서,
아는 체라도 하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
끄적여 보는 거다.
날이 바뀌고, 해가 바뀌고,
시대가 바뀌어 가는 무렵에
참다, 못내 참지 못한 혼잣말을 했다.
'참 야속하다.'
매일 밤 마다 날을 헤아리던 부지런함은
이제는 없어서 해가 바뀔 무렵이나 되어
뒤늦게 손가락을 접어본다.
열심히 살아도 칭찬이 없는 삶이란다.
애써 버티어도 위로가 없는 삶이란다.
가슴에 열이 나더라도 별 수없는 삶이란다.
그래도 내 삶이란다.
해가 바뀌어도 알 수 없는 것들은
여전하겠지.
그래도 그 알 수 없는 거칠고 거칠은 미지의 것 중
하나를 붙들고 또 살아야겠다.
야속한 것도 알 수 없는 것도
그래서 겁만 나는 것도,
이 모든 여전한 것들도
색 바래고 지나간 것 위에 적어가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