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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량 김종빈 Dec 31. 2021

어쩐지, 이제와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Adios. 2021.

 삶은 몇 자로 적어낼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닐 텐데,

여전히 몇 자로 적보려는 아둔함은

도무지 그칠 것 같지 않다.


 겁이 날 테지.


 모르는 것이라서,

아는 체라도 하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

끄적여 보는 거다.


날이 바뀌고, 해가 바뀌고,

시대가 바뀌어 가는 무렵에

참다, 못내 참지 못한 혼잣말을 했다.

'참 야속하다.'


 매일 밤 마다 날을 헤아리던 부지런함

이제는 없어서 해가 바뀔 무렵이나 되어

뒤늦게 손가락을 접어본다.


 열심히 살아도 칭찬이 없는 삶이란다.

애써 버티어도 위로가 없는 삶이란다.

가슴에 열이 나더라도 별 수없는 삶이란다.

그래도 내 삶이란다.


 해가 바뀌어도 알 수 없는 것들은

여전하겠지.


 그래도 그 알 수 없는 거칠고 거칠은 미지의 것 중

하나를 붙들고 또 살아야겠다.


 야속한 것도 알 수 없는 것도

그래서 겁만 나는 것도,

이 모든 여전한 것들도

색 바래고 지나간 것 위에 적어가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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