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량 김종빈 Dec 30. 2021

제멋대로 후련해지려고 합니다.

치기.

동경하는 것으로는

사랑할 수 없다지.

이미 알고 있었다.


이제 와서 어떤 것이

그리 아름다웠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신기루였다고 하자.


위로가 있었다.

그곳에는 위로가 있었고,

그것만으로 충분했을 텐데 말이지.


고맙다는 말을 다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몸을 감추었으니,

시간은 뭉개진 채로 오늘까지 와버렸다.


부끄러움이 더욱 부끄럽다.


그저 신기루였다.

그뿐이어도 고마울 뿐이다.

고맙습니다.


......


먹어버린 나이가 부끄러울 만큼

말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마음에 짐이었습니다.

받은 응원만으로도 감사할 일은 많았을 텐데,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

오래 남더라고요.


어느새 연심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연심을 꺾으며

드리겠다 몇 자의 글들도, 약속도 꺾었습니다.


약속을 기억 못 하신다면,

또 괜한 짓을 하는 것일 테지만,

그래도 약속을 멋대로 하고 어겨서 미안합니다.


그때 받았던 응원은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갚겠습니다.


단 한번,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몇 자를 적겠습니다.


더 후회가 길어지기 전에,

올해가 가기 전에,

제 멋대로 짐을 덜어냅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벌서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