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매콤카레 Oct 21. 2022

[Y2K의 유통기한]

걸그룹 뉴진스의 성공


 최근, 모 대학교 축제에 걸그룹 뉴진스가 초청되어 공연했다. 중고등학생인 뉴진스의 멤버들이 대학생들 앞에서 재롱잔치를 하는 것 같은 재밌는 광경이지만, 대학생들은 이 걸그룹에 열광한다. 걸그룹 뉴진스는 기존 걸그룹들과는 차별화된 Y2K 컨셉으로 데뷔했고, 그 결과는 현재까지 아주 성공적이다. Y2K는 레트로 코드 중 하나다. 레트로 혹은 뉴트로의 유행의 연장선과도 같다. Y2K 열풍은 패션에서 시작되어 뉴진스로 정점을 찍었다. 또한, 세기말 컨셉으로 제작된 나영석 PD의 <뿅뿅지구오락실>의 흥행은 Y2K 열풍의 확장을 예고했다.

걸그룹 뉴진스

 레트로와 Y2K의 유행 원인을 두고 일부 기성세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디지털 인프라의 발전으로 MZ세대는 세기말 감성에 접근하기 용이하여 그것에 매력을 느끼고 그것을 경험하고자 한다고.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은 지나치게 세대 중심적이라고 느껴진다. MZ세대들은 과거 트렌드에 순응할 정도로 수동적이지 않다. 오히려 그들은 힙스럽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새로움을 찾는 주체적인 세대이다. 이러한 욕망을 해소해줄 수단 중 하나가 Y2K일 뿐인 것이다. 그들은 Y2K 패션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닌, 그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개성을 표출한다. 배꼽티가 아닌 크롭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현상은 Y2K가 유행하기 전부터 존재했다. 복고풍의 재유행, 레트로의 부활과 같은 키워드로 기성세대들은 MZ세대들이 과거 세대에 집착하는 것처럼 정의하곤 했다. 그러나 MZ세대는 시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비 경험에 집착한다. 비주류 문화인 캠핑과 러스틱라이프가 유행하고, 유니크한 상품 소유를 위해 래플에 응모하는 것처럼 그들은 신선함을 추구하며 힙스러운 문화를 창조한다. 이러한 창조 혹은 참조 수단 중 하나가 Y2K인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일부 기성세대가 Y2K 시대에 집착하고 이것에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MZ세대의 능동성을 저해하고 세대 구분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이러한 세대 구분으로부터 MZ세대들은 자유로워지길 원할 것이다. 또한, 유행이 정의되며 비유행으로 되는 현상에서 그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힙스러움의 본질인 새로움을 Y2K에서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Y2K 열풍의 유통기한도 머지않았다. 그렇다면, Y2K나 뉴트로 이후에 트렌드는 무엇일까. 다른 시대에서 새로움을 찾던 MZ세대는 이제 다른 공간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이질적인 나라와 문화로부터 새로움을 찾고 영감을 얻는 K-힙스터들의 새로운 트렌드를 기대해본다. 이와 함께 그들의 문화를 정의하고 이론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이해하고 공감하는 다른 세대들의 노력이 하나의 과제가 되길 소망한다.




작가의 이전글 [돈 룩 업] - 현대판 아포칼립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