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걱정했던 것들

Chapter 4. 정산

by 뚱이

♡ 여행자금 마련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그 대출금으로 여행을 떠났다. 부담스러운 금액이기는 했지만 다시없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내린 결정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은 대출금을 줄여나가려고 생활비를 대폭 축소시켰지만, 여행 중에 미니멀 라이프가 몸에 베어서 인지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는 것 같다.


그동안 우리는 줄일 수 있는 생활비가 이렇게 많았었는지 몰랐고, 그나마 늦게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여행경비 관리


여행 출발전 한국에 있는 은행들에서 취급하는 여행용 통장과 카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통장에 달러나 유로화로 돈을 넣어두면 현지에서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서 사용을 했다. 카드 종류가 다양해서 그중에 자신에게 맞는 카드를 고르면 될 것이다.


우리는 환전수수료가 가장 싼 카드를 선택해서 가지고 갔다. 물론 비상용으로 visa카드와 master카드도 가지고 갔다.


♡ 현지 숙박


우리는 대부분의 숙박을 Air B&B를 통해 검색하고 예약을 했다. 물론 핸드폰에는 아고다, 부킹닷컴, 트립닷컴, 익스피디아, 호텔스컴바인 등 숙박예약 어플들을 많이 설치해서 출발을 했었고, 여행지마다 비교하며 검색을 해봤다.

개인 배낭여행자 이거나 친구끼리의 여행에는 이런 숙박예약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여자가 셋이나 있는 가족이어서 호텔을 이용하려면 룸을 두 개 사용해야 되고, 도미토리 같은 것을 이용하기에는 딸아이들이 걱정이 되어서 주로 개인 소유의 주택을 이용했다.


Air B&B를 이용할 때는 여행지에서 가까운 장소, 우리가 원하는 가격대, 방과 화장실의 개수, 주방 요리기구, 세탁기 등 우리가 필요한 옵션들을 다양하게 선택해서 조건에 맞는 숙소를 검색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예약을 한 이후에는 호스트와 메시지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숙소를 찾아가는 법과 숙소 주변의 관광지, 맛집 등을 소개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메시지로 주고 받아서 좋은 점은 영어에 능통하지 않아도 구글 번역기를 최대한 활용해서 복사하고 붙여넣기로 대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 옷과 신발


옷은 봄옷을 기준으로 준비했다.

추운 곳에 가면 옷의 부피가 너무 커져서 짐이 많아지기에 우리는 기후를 살펴가며 여행지를 옮겨 다녔다. 덕분에 옷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았다.


처음에 한국에서 가져갔던 옷중에는 여행 중에 입다가 버릴려고 생각했던 옷들도 있고, 현지에서 마음에 들어서 구입한 옷들도 있다. 옷 때문에 불편한 적은 없었다.


신발은 여행 전에 트래킹화를 구입했다. 거의 모든 여행지에서 트래킹화를 신고 다녔고, 슬리퍼는 실내에서 신을 수 있도록 얇은 것으로 준비했다. 더운 곳을 여행할 때는 납작하게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샌들을 신기도 했다. 얇은 슬리퍼와 납작한 샌들은 그렇게 많은 부피를 차지하지는 않았다.


♡ 핸드폰 로밍


여러 곳을 여행할 때는 여행지마다 유심을 갈아 끼우는 불편함이 있어서 다른 방법이 없는지 알아봤더니, 대륙별로 묶어서 데이터 로밍을 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유럽로밍 30일’이라는 상품은 유럽에 있는 모든 나라들에서 별도의 변경 없이 한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로밍 상품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월 초에 현지에서 데이터 로밍을 신청해서 사용했다. 한 달에 6만원 정도 했으니까 매번 나라가 바뀔 때 마다 유심을 갈아 끼워야 하는 것보다는 가격 면 에서도 편리함 면에서도 좋았던 것 같다.


여행 중에 딱 두 번만 데이터가 안 되었던 것 때문에 당황 했던 걸 제외하면 전혀 불편함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 기념품


장기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기념품은 독이다.

우리는 나중에 다시 여행을 할 때는 한곳에서 길게 여행 하면서 사고 싶은 것들은 그때 사기로 하고 이번 여행에서는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들만 사기로 했다.


그래도 집을 돌봐주시는 분과 부모님께는 뭔가를 해야 했기에 부피가 작고 가벼운 것들 위주로 구입했다. 많은 분들에게 기념품을 드리지 못해서 아쉬움과 죄송함이 남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 직장


다행히도 새로운 직장에 출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여행을 다녀온 지금은 새로 출근하게 된 직장에서 즐겁게 일을 시작했다. 여행이 주는 것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모든 것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마인드를 갖게 해 주는 것이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직장에 잘 적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내는 1년 휴직을 했었으니 다시 복직 신청을 했고, 여행가기 전과 다름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다시 같은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우리만 달라진 것이다.


♡ 돌아와서 적응


한국에 돌아와서 현실적응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평생을 살아온 나라인데 이곳에서 적응이 안 된다는 건 뭔가 다른 핑계를 대고 싶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말일 것이다.


우리가족은 다시 돌아온 일상에 적응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예전과 같은 삶으로 돌아왔다. 물론, 달라진 마음과 꿈과 행복함이 더해진 것이 그나마 바뀌어 있었을 뿐이다.


♡ 오랫동안 비워둔 집 관리


다행히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시는 지인이 계셔서 일주일에 한 번씩 환기도 시켜주시고, 장마철에는 제습기도 틀어주셨다. 덕분에 곰팡이가 피거나 벌래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는 먼지가 쌓이기 마련이다. 여행 끝나고 돌아와서 몇일 동안 걸래질만 했다.


♡ 차량관리


오랫동안 운전하지 않은 차는 여러 가지로 문제가 생긴다. 여행 끝나고 돌아와서 자동차 정비소에 들려 각종 오일들을 바꿔야 했고, 방전된 밧데리를 충전 받기도 했다.


자동차 보험은 기본 보험만 적용하고, 대인, 대물 등 차량운행을 하지 않는 동안 필요 없는 항목들은 환급을 받았다. 자동차 보험 갱신도 외국에서 통화하여 계약하고 결재를 했다. 외국에서도 이런 것 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 아이들 학교


큰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 입학하고 바로 교장선생님을 찾아갔다.

여행기간 동안 학교를 다닐 수 없다고 말씀 드렸더니 자퇴하면 된단다. 다음해에 같은 학교로 복학신청을 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 큰아이는 복학신청을 했고, 새로운 반으로 배정받아 한 살 어린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막둥이는 중학교 2학년인데 중학생까지는 의무교육이라서 자퇴가 안 된다고 한다.

여행가기 전까지 학교에 등교해서 수업을 듣고, 여행기간동안에 결석처리가 되어서 수업일수 부족으로 한 학년을 다시 다녀야 하는 시스템이란다.

그래서 우리가 여행하기 전까지도 막둥이는 학교에 다녔었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 다시 중학교 2학년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달라진 것은 교복에 붙이는 이름표의 색이 바뀌어서 그 부분만 교복 판매하는 곳에 의뢰해서 바꿔 붙였다.

물론 막둥이도 한 살 어린 동생들과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다.


♡ 치안


여행 중에 강도를 만나거나 소매치기를 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유럽에서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이 있다고도 하는데 우리가 만난 유럽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고 착했다.


유럽 사람들이 싫어하는 외국인은 주로 중국인 이었다. 우리는 한국인임을 어디에 가서도 미리 밝혔고 생각보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아서 크게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다.


시골 마을에서는 해가 지면 숙소에만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고, 관광지에서는 저녁시간에도 경찰들이 곳곳을 순찰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사람을 반기는 곳이 많았고, 우리가 그들보다 덩치가 더 커서 그런지 위협이 될만한 것들은 없었다.


♡ 현지에서의 운전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한국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가까운 경찰서에 신청만 하면 만들어 주는 것이 국제 운전면허증이다. 유효기간은 1년이다.


현지에서의 운전은 한국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단지, 이정표와 안내 표지판 등이 현지 언어로 되어있다는 점이 조금 불편하기는 했다.


현지에서 렌트하거나 리스한 차에는 네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거나 옵션으로 네비게이션을 추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네비게이션의 정확도가 높은 것은 아니어서 가끔 길을 잘못 찾아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구글맵을 주로 이용했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미리 맵을 다운 받아 놓으면 생각보다 구글맵이 길을 잘 알려준다.

단점은 핸드폰으로 구글맵을 켜놓고 운전을 하다 보니 차량용 핸드폰 충전기가 없는 것이 아쉬울 때가 많았다. 여행을 준비할 때 하나쯤은 챙겨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그 많은 짐들


6개월 동안의 여행은 옷, 신발, 화장품, 여성용품 만으로도 28인치 캐리어와 24인치 캐리어를 가득 차게 만들었다. 그나마도 우리는 추운 곳과 더운 곳을 피해서 여행지를 선택했기에 옷가지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자 셋과 함께 하는 여행은 부담이 되었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캐리어 두 개와 배낭 네 개를 가지고 출발했다.


유럽에서는 리스한 차의 트렁크에 식재료와 간단한 요리도구들 몇 가지를 싣고 다녔고, 차를 반납했던 마지막 숙소에 대부분의 요리도구 들과 식재료를 선물로 남겨두고 떠났다.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 중에도 필요한 생활용품 몇 가지를 현지에서 구매해서 사용하고 떠날 때에 선물로 남겨주고 왔다.


세계 어디를 가도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서 필요한 것들은 현지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출발할 때 너무 세세한 것들까지 챙겨서 가지고 다니면 짐이 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

실제로 한국에서 가져간 것 중 한 번도 사용 안하고 가지고만 다녔던 것들도 있었다.


♡ 가지고 간 한국식품


우리는 외국에 가면 외국 음식을 먹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한국에서 출발할 때 라면스프 하나만 가지고 출발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여행용으로 판매하는 라면스프의 종류가 다양하게 있다.


의외로 외국에 나가보면 한인 마트가 많이 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다양한 식재료를 구입하여 요리해 먹었다.


라면은 세계 어디에도 있다.

제발 부피만 차지하는 그런 것들은 가져가지 않기를 바란다.

고추장, 된장, 간장 등도 다 있다.


한국에서 미리 이것저것 많이 가지고 가는 것을 적극 만류한다.


♡ 의사소통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두 달 동안 교회 문화센터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씩 여행 영어를 수강했었다. 이 기간 동안 수강한 영어의 수준은 고작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영어였지만, 현지에서 한 문장 한 문장 통용되기 시작하자 자신감이 커져서 조금씩 실력이 더 늘었던 것 같다.


이런 나를 제외하고는 우리 식구 중 누구도 여행을 위해 따로 영어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영어에 자신이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고, 그저 아빠만 믿었다고 한다.


그랬던 가족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조금씩 말문이 트이더니 마지막 여행지인 베트남에서는 식당에서 주문하고, 그랩 기사님과 짧은 대화도 하고, 공항에서 체크인도 하고, 면세점 쇼핑도 하는 등 놀라운 실력의 실전 영어를 구사하게 되었다.


♡ 비자발급


한국여권은 어마어마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세계 최강의 무비자 여행이 가능한 여권이다.

우리가 여행했던 곳 중에서 비자가 필요했던 곳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뿐 이었다. 베트남을 처음 방문 할 때는 비자가 필요 없지만, 한 달 내에 재방문을 할 때는 비자가 필요하다.

우리는 하노이-캄보디아-호치민의 순서로 여행을 했기에 베트남 비자가 필요했었다.


여행을 출발할 때는 비자에 대한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 없었던 우리는 말레이시아에서 한 달 살기 하면서 다음 여행지로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가기로 결정을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에 비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아는 순간 우리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전자비자 신청이 가능하다. 예전처럼 대사관에 가서 비자를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비자신청을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었다. 물론 구글 크롬을 이용해서 한국어로 번역된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고, 몇 가지 사항을 입력하고 카드로 결제를 하면 몇일 후 이메일로 비자를 보내준다. 이것을 다운 받아 출력해서 입국할 때 제출하면 된다.


우리는 말레이시아에서 비자를 신청해서 이메일로 받았고, 다음 여행지인 태국에서 인쇄소를 찾아 출력을 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출력을 할 수 있는 인쇄소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 차량 리스와 렌트


우리는 유럽에서 70일간의 리스와 그리스에서 두 번의 렌트를 했었다.

우선 리스는 한국에서 미리 신청을 했다. 유로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푸조차량을 리스할 수 있는데, 차량종류와 리스기간을 선택하면 이용대금이 계산되고 보증금과 계약금을 지불하면 한국에 있는 푸조 대리점을 통해 연락이 온다. 한국인의 설명을 받으며 서류 등을 받아가지고 현지 픽업 장소에 가면 신분증 확인 정도만 하고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계약된 기간이 끝나면 반납하기로 한 약속장소에서 차량을 반납 할 수 있고, 반납 할 때 큰 이상이 없으면 다음 달 카드요금에 포함되어 청구된다. 우리는 제법 눈에 띌 정도의 깊은 스크레치가 몇 군데 있어서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지불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관대해서 추가 지불은 없었다.


차량 렌트는 렌탈닷컴이라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예약했다. 차를 인도받을 대리점 위치와 차종을 선택하여 카드로 결제를 진행하면 예약서류를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이 서류를 가지고 대리점에 찾아가면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나머지 과정은 한국에서 한번이라도 렌트카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어 어려워 할 필요가 없다.


♡ 외국에서의 고속도로 통행료 지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다.

그리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루투갈은 우리나라처럼 고속도로 중간에 요금소가 있어서 현금이나 카드로 계산을 하고 통과하도록 되어있다. 우리나라처럼 요금소 게이트 위에 카드와 현금 사용가능 여부를 표시해 두어서 내가 지불하려는 방식에 맞는 게이트로 진입하면 된다.


인터넷에 보면 카드로 계산하려다가 카드가 안 나와서 고생한 분들의 글이 올라와 있어서 걱정을 했지만, 우리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가능하면 현금으로 지불하고 통과했으니 그럴 일이 거의 없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비넷이라는 고속도로 통행 스티커를 구입하여 차 앞 유리에 부착을 하고 다녀야 한다.

스위스는 한번 구입하면 1년 동안 사용하는 비넷을 구입해서 부착하여야 하므로 혹시 스위스에서 렌트를 하게 된다면 비넷이 부착되어있는 차량으로 요청하면 좋을 듯하다.

우리는 스위스 여행기간이 5일 이었는데도 1년 비넷을 부착해야 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스위스 비넷은 스위스 국경에서 판매를 하니 걱정하지 말고 그냥 국경에 진입하면 알아서 안내해준다.


오스트리아 비넷은 국경을 넘기 전에 인근 주유소에서 판매를 하므로 미리 주유소에 들려 구입을 하여야 한다. 오스트리아 비넷은 기간을 정할 수 있고, 그 기간에 맞는 요금을 지불하게 되어있다. 우리는 일주일 분의 요금을 지불하고 비넷을 받았다.


독일은 무료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어서 별도의 통행료 지불은 없다. 거기에 속도제한도 없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면 규정 속도가 50km/h로 바뀌는 구간이 대부분이니 이를 조심해야한다.


♡ 여행 정보와 관광지


전부 숙소에서 핸드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조사했다.

기본적인 여행루트나 관광지 정보는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구했고, 더 자세한 것들은 인터넷 검색해보면 정말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된다.


관광지의 역사, 유래, 풍습, 지역 특산품, 식당들의 영업시간, 맛 집, 교통편 등 웬만한 정보는 다 얻을 수 있으니 저녁에 숙소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


♡ 투어신청


현지에도 여행사들이 많이 있어서 직접 찾아가서 투어신청을 할 수도 있겠지만,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현지 여행사를 이용한 적은 없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여행사이트와 관광상품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옵션을 잘 읽어보고 우리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여 신청했다.


우리가 가져간 노트북으로 구글 크롬을 사용하면 외국 사이트들도 한국어로 번역이 되니 별로 어렵지는 않았다. 관광상품을 선택하고 우리 숙소위치와 만나는 시간을 정하면 약속한 시간에 숙소 앞으로 투어가이드가 찾아온다. 물론, 핸드폰으로 문자도 보내준다. 영어로 된 문자이지만 쉬운 단어들로 되어있는 예약확인 문자이므로 어려울 건 없다. 혹시 잘 모르겠으면 복사해서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면 된다.


한국어가 가능한 가이드가 있는 투어상품도 있으나 가격이 조금 더 비싸고, 투어 시간대도 다양하지 않아서 우리는 주로 영어 가이드를 신청했었다. 관광지에서 영어로 듣는 설명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아 큰 불편함은 없었다.

투어에서 중요한 것은 설명 보다는 체험이라고 생각하고 관광했던 우리에게는 영어가이드 투어가 잘 맞았던 것 같다.


♡ 지도와 길찾기


요즘은 휴대폰으로 안 되는 것이 없다. 특히 여행 중 구글맵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정보를 주고 길도 잘 찾아준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데이터가 잘 되지 않는 곳에서는 조금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스페인의 우베다 마을을 갈 때 마을진입 직전에 데이터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진입로를 놓쳐서 다른 마을을 관광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정표가 잘 되어있으니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


두바이에서는 데이터 로밍이 안 되어서 숙소에서 와이파이로 미리 길 찾기를 해놓고 장면 하나하나를 캡쳐 해서 사진으로 저장해 놓은 뒤 그 사진을 보면서 길을 찾아갔었다. 예전에 지도책을 보며 길을 찾듯이 그렇게 하면 된다.


가끔은 지도보다도 더 정확한 현지인의 안내가 필요할 경우도 있다. 그때는 주저하지 말고 길을 물어보면 된다. 생각보다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많아서 미안할 정도다.


♡ 아내의 건강


여행 출발 전에 갑상선 암 수술을 받았던 아내는 호르몬제를 매일 복용했지만 그래도 피곤함을 호소했다. 이런 아내의 체력 덕분에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여행이 결국에는 힐링 여행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그래서 의미 있는 여행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욕심냈던 계획대로 여행을 했더라면 지금처럼 현지인들의 삶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경험하고 돌아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 가족들의 건강


큰 아이는 여행기간 내내 병 치례 한 번 하지 않고 잘 다녔지만, 막둥이는 배탈과 감기로 고생을 조금 했었다. 하지만 배탈은 한국에서 가져간 비상약으로 해결이 되었고, 감기는 우리가 가져간 비상약으로는 낫지 않더니만 현지에 있는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 먹고 나아졌다. 여행을 다녀보니 현지에서 걸린 감기는 현지 약이 제일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 아플 때


한국에서 해열제, 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감기약, 모기약, 파스 등 비상 상비약을 몇가지 챙겨갔다. 해열제나 진통제는 가끔 효과가 있어서 유용했고, 감기약은 우리가 가져간 감기약으로는 현지의 감기를 낫게 할 수가 없었다. 현지 감기는 현지 감기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 같다. 현지 약국에 가서 바디랭귀지로 대충 설명하면 적당한 감기약을 준다.


제일 유용했던 약품은 모기약이었다. 두꺼운 옷을 가지고 오랫동안 여행하기는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우리는 따뜻한 곳과 따뜻한 계절을 따라 여행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모기들의 공격을 많이 받았다. 이때 한국에서 가져간 전자 모기향과 바르는 모기약이 정말 유용했다.


그 외 우리 가족은 크게 아프지는 않아서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급할 때는 가까운 한인교회, 한인마트, 한인식당 등을 찾아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요리


요리와 관련해서 한국에서 가져간 것은 단지 라면스프 뿐이다. 현지에서 모든 식자재를 구입할 수 있었고, 김치도 담아 먹고, 밑반찬도 해서 아침 저녁으로 집밥을 먹을 수 있었다.


일반 가정집을 숙박공유시스템으로 이용하였던 터라서 조리 도구는 대부분 구비되어있었기에 요리를 해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침잠이 별로 없는 내가 주로 아침식사를 준비했고, 저녁식사는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해서 먹었다.


♡ 현지 음식


유럽을 여행할 때 대부분의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는 숙소 주변 마트에서 산 재료들로 한식 위주의 음식을 요리해서 먹었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세계 곳곳에 한인 마트가 생각 보다 많이 있다. 고추장, 된장, 라면, 젓갈, 김, 고춧가루 등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웬만한 식재료는 대부분 구할 수 있었다. 우리는 현지 배추와 무를 이용해서 김치와 깍두기를 담아서 먹었고, 가끔은 김밥도 싸서 먹기도 했다.


유럽은 시장 물가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해서 이렇게 요리를 해서 먹으면 여행경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점심식사는 관광지에서 현지의 음식점들을 검색하여 찾아 갔다.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식당이나 구글맵에서 평점이 4.0이상인 식당 들은 대부분 맛도 좋고 친절했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에는 아침식사는 대부분 숙소 근처의 국수집에서 해결했다. 가격이 워낙 저렴해서 숙소에서 요리해 먹는 것보다 경제적이었다. 저녁식사는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담은 김치와 깍두기를 반찬으로 한식을 요리해서 먹었다. 물론, 점심은 관광지에서 해결했다.


♡ 머리손질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한국에서 온 가족이 다 같이 머리를 짧게 다듬었다. 여행 중에 긴 머리는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도 하고 머리를 감고 말리는 시간도 아까울 수 있을 꺼라며 내린 결정이었다. 역시 여행을 해보니 머리는 짧은 것이 좋다.


여행을 출발한지 3개월쯤 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발소를 갔다. 한국에서처럼 스타일을 상세하게 설명할 수 없어서 그냥 ‘숏 컷, 프리즈’라고 했다. 이날 나는 다시 군대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짧게 자른 머리가 더 편해서 지금도 짧은 머리를 하고 다닌다.


말레이시아에서 한달 살기 할 때 온 가족이 함께 미장원에 간적이 있다. 아내는 푸석해진 머리에 영양관리를 하고 스트레이트 퍼머를 했고, 나는 역시 숏컷을 했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서 있을 것은 다 있다. 미장원도, 이발소도.



keyword
이전 27화몇 곳이나 다녔을까? / 얼마나 들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