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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세계일주 한번 해볼까? 20

세계 속으로 2_그리스 5

by 뚱이

♡ 막둥이의 국제학생증


산토리니를 남겨두고 아테네로 돌아가는 배는 엄청나게 크고 넓었다.

탑승 전에 입구에서 티켓 검사를 하는데 검표원이 뭐라고 하면서 들어가지 말고 잠깐 기다리라고 한다.

국제학생증이 있는 막둥이의 학생할인 티켓이 문제였다. 유럽의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증이 없으면 할인이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입구에서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다른 손님들의 승선을 방해할 수 있으니 우선 막둥이의 학생증을 맡기고 승선을 하라고 했다.


페리의 좌석은 비행기처럼 생겼는데 간격이 조금 더 넓고 여유가 있었다. 지정된 좌석에 앉아서 검표원이 막둥이의 학생증을 가져 다 주기만을 기다리다가 어느새 깜빡 잠이 들었다. 한참이나 시간이 지났는데 막둥이의 학생증을 가지고 간 검표원이 오지를 않는다. 순간 조급한 마음에 잠이 싹 달아나 버려서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검표원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선체를 뒤지고 다니다가 겨우 만난 검표원은 학생증을 리셉션에 맡겨 뒀으니 거기서 찾아 가라고 한다.

이런~. 그런거였으면 와서 이야기를 해줘야지,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가 내가 물어보니 그제서야 이야기해주는 건 뭐지? 동양인을 무시하는 뭐 그런건가? 살짝 기분이 나빴다.


그나저나 안 되는 영어로 한 단계라도 더 거치면 힘든데, 귀찮은 일의 연속이다. 리셉션에 가서 겨우겨우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결국은 돈을 더 내란다. 30유로 더 내고 막둥이의 국제학생증을 찾아왔다.


자리에 돌아와 보니 아빠가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거나 말거나 편안하게 자고 있는 우리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니들은 아빠 잘 만난 덕에 편안하구나.’


♡ 막둥이의 이유 있는 짜증


오늘은 주일이다. 아테네에 있는 한인교회를 검색해보니 제우스신전 근처에 있는 한인교회가 12시에 예배를 드린단다. 11시쯤 나가면 될 것 같았는데, 오늘은 웬일로 준비하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던 아내가 15분 전에 준비가 다 끝났다며 오늘은 조금 일찍 출발하자고 서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 막둥이가 화장실이 급하단다. 아직 시간여유가 있으니깐 기다려주기로 했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이번 숙소는 화장실이 하나 밖에 없는 숙소인데 아내는 화장하고 손 씻는 다고, 언니는 썬 크림 바른다고, 뭐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우리 막둥이는 화장실에 있을 때 누군가 드나들면 볼일을 못 보는 예민한 성격이라서 어쩔 수 없이 막둥이는 볼일을 못 보고 숙소를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결국 교회 가는 내내 징징 짜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한다. 자기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다른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으면 배려하느라 참고 기다려 줬는데, 남들은 자기를 배려해주지 않아서 너무나 서운하단다. 맞는 말이라서 조금 미안하기는 한데, 그래도 저 예민한 성격으로 계속 여행을 하려면 좀 힘들 것 같아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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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네에서 지냈던 세곳의 숙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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