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ntionality관점에서의 미디엄의 새 로고 크리틱
미디엄이 로고를 바꿨다. 그래서 크리틱을 해봤다.
미디엄은 이제까지 총 2번의 로고 변화가 있었다.
2014년 -
2015년 - Philosophy around this logo change
2017년 - Branding guideline by Medium
미디엄은 2014년에 고전적이면서도 '글'이 수집되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살린 로고는 참 괜찮았다. 그런데 2015년에 그들은 브랜딩 작업을 새로 했다. 그리고 내 반응은,
What...t..
때는 2015년, 그때는 직선을 강조한 깔끔하면서 모던한 형태인 플랫 디자인이 디자인 시장에 전격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을 시기였다. Google material design은 2014년 중반에 발표되고 2015년 초반부터 안드로이드 폰에 본격적으로 탑재되기 시작했으며, 애플도 역시 본격적으로 디지털의 모습이 강조된 UI 비쥬얼들을 탑재하기 시작했었다. 미디엄도 이 시기에 물결의 반향을 피하지는 못 했을 거다. 내 생각에는 두 번째 바뀐 로고는 그 물결에 휩쓸려 플랫하고 highly saturated 된 색을 사용했을 거다. 그리고 그 초록색과 검은색 글자, (완전 퓨어 검은색 #000000)는 정말 어울리기 힘들다.
또한 'M'이라는 글자는 고유의 형태가 가진 멋이 있어서 그 형태 그대로 로고로 많이 쓰이곤 하는데, 입체적으로 돌려 그 멋이 좀 사라진듯한 느낌도 있다.
즉, 2015년에 바뀐 로고는 그들의 철학과 그들의 프로덕트의 코어를 담았다기보다는 전체적인 디자인 트렌드를 따라갔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는 좀 다르긴 하다.
https://blog.medium.com/the-story-behind-medium-s-new-logo-4cd3e143dfcf
자, 이제 새로운 로고에 대한 이야기.
위에 이전의 로고에 대해 크리틱을 한 이유는 이걸 말하고 싶어서다.
이제 미디엄이 정신 차렸다.
왼쪽은 초기 2014년 로고이고, 오른쪽은 새롭게 나온 로고이다. 뭐가 달라졌는가? 좀 더 쉐입이 다듬어진 듯한 느낌에 모던한 느낌과 옛것의 느낌이 간직되어 있는 듯하다. 비유를 들자면 조각상이 좀 더 다듬어지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느낌이랄까.
새로운 로고는 미디엄이 뭐에 강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미디엄은 그야말로 아이디어가 표현되는 장소이고, 글들이 존중되는 장소이다. 괴상함은 포괄적으로 변했고, 뜬구름 잡는 소리는 이제 더욱 선명해졌으며, 괴짜 같은 특성은 간결함으로 대체되었다.
이전의 로고들에서는 모노그램과 이름을 같이 써서 MMedium으로 읽혔었는데, 더 이상 모노그램과 회사명을 같이 쓰지 않기 때문에 이제야 MMedium으로 읽히지 않고 Medium으로 읽힌다.
바탕은 완전 pure black #000 대신에 #12100E색을 쓰고 안에 글자는 #FFFFFF를 써서 그리 눈에 부담이 덜 되고, 자연스레 아날로그 스런 종이와 잉크를 연상케 한다.
폰트를 serif를 써서 약간의 전통성을 지키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옛날 신문엔 모두 serif를 썼었다)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 드린다.
역시나 좋은 디자인은 뭐니 뭐니 해도 intentionality가 잘 담겨 있는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한국말로 '지향성' 이라고도 하는데, 이 디자인을 통해서 무엇을 나타낼 것인가,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가 등등을 나타낸다. 이 지향성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유저 리서치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그런 거다.
지난번 로고는 이 '지향성'을 따랐다기보다는 디자인 트렌드를 따랐다고 보인다.(내 생각엔) 하지만, 이번 미디엄의 새 로고에는 그들의 프로덕트가 잘 하는 부분을 잘 나타내고자 하는 intentionality가 잘 담겨 있어서 좋았다.
아직도 브랜딩에 계속적으로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그들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그들의 브랜딩 가이드라인 - https://medium.design/logos-and-brand-guidelines-f1a01a733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