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리 Mar 05. 2018

디자이너의 혼자서 하는 DIY공부법

디자이너의 혼자서 하는 DIY공부법  — Part 2.

Part 1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디자인의 정규 학교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 바로 UI designer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학교 다니는 대부분의 공부는 생산 관리, 재고 관리, 통계,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과목들이었다. 디자인 정규 과정을 거칠 수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나는 나름대로 혼자서 공부를 지속해 나가야 했었다. 카네기 멜론 디자인 학과에 합격 통보를 받고 나서 학교에서 입학 5개월 전부터 어도비 프로그램을 국제 우편으로 나에게 부쳤을 때부터 직감했었다. 학교에서는 어도비 툴을 줄 테니 입학하기 전에 공부해 오라는 심산이었다.


지난 편에서 '공부한다는 것'을 개념적으로 다뤘으니 이번 편에서는 좀 더 실용적으로 실제적인 리소스들과 함께 어떻게 공부하는지, 무엇들을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 공부할 것들

지난 8년간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면서 많은 스킬과 지식을 배웠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만약 내가 지금 다시 커리큘럼을 짠다면 다음과 같이 짜겠다.

1) Design fundamentals 1, design thinking, philosophy, UX design method — 모든 디자인을 하면서 생각의 재료들이 되는 관련 학문이다. 철학적인 것부터 디자인 싱킹 그리고 Participatory research, Card sorting과 같은 UX 디자인, 리서치 테크닉 같은 것이 주요 주제들이다.


2) Design fundamentals 2, Typography, color, composition, grid, wireframing —그래픽의 주요 재료들과 관련되는 학문이다. 기본적인 타이포그래피, 색을 다루는 방법, 플랫폼에 따라서 화면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와 관련된 주제들이다.


3) Static graphic design, Illustration, design system, UI design —아래에서 디자인과 관련된 근본 생각들과 그래픽적 주요 재료들을 취득했다면 여기서는 실제적으로 화면과 플로우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들이다. 스케치,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 등 주요 툴들과 관련이 있다.


4) Moving graphic design, Prototyping, motion graphic — 아래에서 정적인 스크린과 플로우를 만들었다면 이곳에서 그 스크린들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프레이머든, 오르가미든, 프린시플이던, 인비전이던 스크린들을 인터랙티브 할 수 있게 만드는 테크닉이 있어야 한다.


자, 어디서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이제 알아보자.




2. 공부할 수 있는 리소스

Design fundamentals 1, design thinking, philosophy, UX design method

디자인과 관련된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기 위함이고, 그런 깊은 생각의 발전을 위해서는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단은 아래 비디오를 한번 보자. 거의 1시간 정도 되고, 7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Richard Buchanan은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디자인과 교수를 역임하다가 지금은 비즈니스 스쿨에 있다.

2011 interaction design association conference keynote:
Who we are, where we are, where we are going
https://vimeo.com/20379481


아래는 Design fundamental을 쌓기 위해 추천하는 책들이다.

Design fundamentals와 관련하여 추천하는 책들

디자인 미학, 제인 포지 저

Thought on interaction design, Jon Kolko

디자인과 인간 심리, 돈 노만 저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스티븐 크러그 저


아래는 Design fundamental을 쌓기 위해 들으면 좋은 강의들.

John Maeda, Designing for simplicity

David Pogue, Simplicity sells



Design fundamentals 2, Typography, color, composition, grid, wireframing

이번엔 그래픽 디자인, UX 디자인의 주요 재료들이 되는 것들을 한번 살펴보자.

Designing interaction, 빌 모그리지 저 -  https://www.amazon.com/Designing-Interactions-Press-Bill-Moggridge/dp/0262134748/ref=sr_1_1?ie=UTF8&qid=1520193775&sr=8-1&keywords=designing+interaction


타이포 그래피 들여다 보기, 앨런 럽튼 저


About face 3: 인터랙션 디자인의 본질, 앨런 쿠퍼 저


그리고 강의 및 코스

Udacity 무료 코스, Product design by Google




Static graphic design, Illustration, design system, UI design

이 부분부터 실제적인 툴들과 관련된 주제들이다. 요즘은 디자인 툴의 춘추 전국 시대라고 할 만큼 하루가 다르게 많은 디자인 툴들이 나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대세는 sketch와 Illustrator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으로 배울 수 있는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Envato - https://design.tutsplus.com/

Udemy - https://www.udemy.com/

Pluralsight - https://learn.pluralsight.com

Invision에서 만든 sketch app tutorial



아래 두 개는 디자이너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고, 내용을 빠삭히 알고 있어야 하며,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항상 레퍼런스로 켜놓아야 하는 사이트이다. 애플과 구글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이고, 어떻게 보면 산업계의 표준이다.

Apple design system - https://developer.apple.com/ios/human-interface-guidelines/

Google material design guideline - https://material.io/



Design moving graphic, Prototyping, motion graphic

자, 이제 위에서 만든 정적인 스크린들을 한번 움직여 보자. 대세는 Framer와 Principle 그리고 After effect라고 할 수 있겠다.


프레이머 매뉴얼의 확장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프레이머의 모든 기능들을 꼼꼼하게 예제들과 함께 잘 정리한 책

https://framerbook.com/


프레이머의 각각 기능들을 정리해둔 Cheat sheet

https://medium.com/@tessgadd

프레이머로 apple music 구현하기

https://blog.framer.com/recreating-the-apple-music-app-in-framer-b5fd664b4763

프레이머 공식 사이트에 있는 튜토리얼

https://framer.com/getstarted/tutorials/


Sketch -> Principle youtube course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내가 정의한 아래 네 가지 주제들로 공부할 거리들을 알아보았다. 어떤 공부를 하던 이 네 가지 주제를 생각하면서 공부를 해보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주제들을 앞으로 어떻게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3. 공부하는 방법들

1) 따라 하기

툴을 배우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처음에 잘 모를 때는 그냥 따라서 해보는 게 상책이다. 그러나, 따라만 해서는 강의가 끝나고 나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대학 시절을 상상해보면 그렇다. "나중에 수업 끝나고 노트 필기 보면서 다시 할래" 그렇게 다짐을 하지만, 노트 필기를 다시 봐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래서 강의가 끝나고 강의 없이 한번 자기 손으로 만들어 봐야 한다.


2) 어느 정도 파악이 완료되면 혼자서 작업 하기

자기 손에 익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인의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디자인을 만들어 봐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사실 왜 배웠는지가 궁금해진다. 써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많은 시간에 걸쳐 배웠는데 말이다. 혼자서 작업해보는 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제약 없이 개인 프로젝트를 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괜찮은 개인 프로젝트의 예제

매일매일 지오메트리 관련된 그래픽을 만드는 프로젝트 - http://geometrydaily.tumblr.com/

100 days of Framer - https://www.youtube.com/watch?v=ER1TxhMZU18


괜찮은 개인 프로젝트라고 했지만, 본인이 처음에 만든 건 어떻게 보면 형편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괜찮다. 형편없기 위해서 만들어 보는 것이고, 누구에게나 초보의 과정은 필요하니까. 연습으로 스킬을 키우기 위해서 만들었는데, 완벽한 작업을 할 수 있다면 그만큼 허무한 것도 없겠다. 발전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3) 공유해서 피드백받기


One of the most powerful ways you can advance your own design is to get feedback.


디자인 스쿨에서 수업 시간에 크리틱을 정말 많이 한다. 크리틱에 수업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건, 발전에 있어서 그만큼 효과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만큼 타인의 시선으로 본인의 디자인을 보는 건 발전의 여지를 발견할 수 있는 선물 같은 거다. 아래는 공유해서 크리틱을 받을 수 있는 몇 개의 사이트들이다.


HH Design - https://www.facebook.com/groups/designxtech/about/

Designer's league - https://www.facebook.com/groups/thedesignersleague/?ref=br_rs

Dribbble - https://dribbble.com/


사람들이 본인의 디자인에 반응하는 것을 보는 순간, 그 배움의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4) 트렌드 따라잡기

디자인계는 아무래도 테크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빠르게 변화한다. 새로이 나오는 디자인 뉴스들과 새로운 툴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는 건 다른 디자이너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뿐더러, 본인의 스킬과 위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위치를 마련한다. 하루에 출근하고 그냥 스윽 보는 것만으로도 사실 큰 도움이 된다. 시작점으로 내가 자주 보는 사이트와 블로그를 첨부한다.   


하루에 한 포스트씩 최신 디자인들, Muzli - https://medium.muz.li/

한 주간에 프로덕트 디자인계에서 벌어 나는 일들, Product design weekly - http://designweekly.atomic.io/

하루에 다섯 개의 디자인, Sidebar - https://sidebar.io/

페이스북 디자인 블로그 - https://medium.com/facebook-design



4. 마지막, 공부하면서 생각해 봐야 할 주제들


완벽 주의자가 되지 말아라.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개수가 중요하다.

공부를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니야, 좀 더 준비하고, 좀 더 실력을 갈고닦아야 해. 나는 아직 현업에 이 스킬을 접목하기에는 부족해" 그리고 어떤 완벽하게 배운 상태가 오기를 기다린다. 자신이 만든 디자인 작업물이 어설퍼 보이고 충분치 않아 보여도 괜찮다. 우리 모두는 배워 나가는 과정에 있고, 어떤 완벽하게 배움에 도달한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상태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작업을 마무리하고 세상에 공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는 빠르게 지나가는 트렌드에 휩쓸려 쓸모없는 스킬이 될 것이다. 그래서 어설퍼도 괜찮다. 그러려고 배우는 거다. 디자인이라는 게 어설픈 상태에서 조금 덜 어설픈 상태로 가는 거지, 완벽한 상태의 이상적인 디자인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고, 오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많이 만들고, 빠른 속도로 많은 디자인을 만들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빨리빨리 세상에 공개해라. 그러고 나서 나중에 몇 개월이 지나고 나서 처음 자신이 만든 스크린을 보면서 비웃을 수 있는 그 날을 바란다. 그 정도의 기념품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꾸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로의 세상은 토너먼트가 아니라 리그전이다. 일 년에 몇 개 없는 경기에서 이겼다고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의 경기에 충실히 해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매일매일의 리그에서 이길 수 있으려면 꾸준함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꾸준함을 가꿀 수 있는 좋은 피드백 루프가 필요하다. 뭐가 되었든 간에 매일은 아니더라도 며칠 간격으로 공부하는 주제를 붙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부를 하는 것보다 꾸준함을 가지는 게 더 어려울 수 도 있다. 그리고 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예를 들어, 내가 비주얼 디자인을 한참 배우고 있을 때, 비주얼을 뛰어나게 잘 하는 회사 동료한테 물어봤다. 어떻게 하면, 무엇을 배우면 비주얼 디자인을 배울 수 있냐고. 그 대답은 의외였다.


"네가 만드는 모든 것을 비주얼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고 이쁘게 만들어봐. 그게 발표 장표가 되었던 와이어 프레임이 되었던 보기 좋게 만들어 보려는 노력을 한번 해 보라는 거지. 그게 픽셀 퍼펙트한 수준이 아니더라도 비주얼 디자인에 대한 관점을 볼 수 있게 해주면서 비주얼 디자인을 보는 눈을 키우는데 도움을 줄 거야"


그리고 그 조언은 꾸준히 내가 비주얼 디자인을 연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어려울 거다

아까부터 반복적으로 나오는 주제이다. 모든 명장은 한때는 초보였다. 처음엔 툴을 배우던, 개념을 배우던, 어색한 마음이 들 테고, 손에 잘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득 고집을 가지고 진득이 하다 보면 그런 지식이나 툴들이 손에 잡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때, 그 지식이던 툴이던 손에 잡힌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의 쾌감은 상당히 대단하다. 그리고 그 쾌감은 계속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이다. 믿고, 어려워도 한번 진득이 잡고 씨름을 해보자. 언젠가 그 공부한 것들, 훈련한 것들이 옆에 와서 친구처럼 앉아 있을 것이다.




긴 글, 정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글쓴이 길리는 현재 미국 시애틀에 머무르며 디즈니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디자이너가 혼자서 공부한다는 것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