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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리 Jul 16. 2017

[번역글] 커리어에 대해 생각해보기.

[번역 글] 원문 by Julie Zhou, facebook VP

만약 22살의 나에게 ‘무엇이 되고 싶니’라고 물어보다면, 나는 우두커니 상대방을 쳐다보며 ‘게임에서 3D 버니 모델을 만들려고 하는데 프로그램을 뭐 쓰면 될까?’라고 대화 주제를 돌렸을 거다. 


내 커리어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 나는 야망이 있었다. 어떤 큰 계획을 가지고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싶었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이고 싶었고,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들을 내가 가장 안정적인 직업인 의사가 되기를 원했고, 아마 아직도 속으로 걱정을 하고 계실 수도 있다.) 매일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시간을 때우는 직장을 가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것을 넘어서서, 세부적인 ‘커리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나에게 회색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는 잡히지 않는 주제였다. 커리어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뭔가 재미없을 것 같았고 상사에게 달달한 말들만 하면서 진급하려는, 나누지 못하는 사람이 될 것만 같았다. 게다가, 22살에 들어갔던 스타트업에서는 모든 게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는 바람에 어떤 실력을 키우고 싶은지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세상을 바꾸고 있는데, 누가 커리어에 대해서 이야기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데 유의해야 할 점은, 커리어는 마치 강물과 같아서 생각을 하던 하지 않던 흘러간다. 만약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면 자신의 운명을 흐르는 바람에 흘려보내는 것과 같다. 바람에 흘러가도 목적하던 곳에 도착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데, 왜 본인의 항해에 선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져버리려 하는가? 


이 곳에 내가 어릴 적의 나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것들을 적어 보았다. 




커리어는 분명 본인의 스킬과 그 스킬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좌지우지되는 것이지, 외부적인 척도(직급, 연봉 등)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커리어의 동의어로, 회사에서의 직급이나, 연봉이나, 타이틀이나 혹은 어떤 일류의 그룹에 끼어 있는 것을 이야기한다. 


종종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커리어를 좀 더 높이고 싶은데요, 진급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맞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는 커리어를 한 발짝 나간다는 것은 진급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나는 이 암묵적 동의에 강하게 반대한다. 마치 이것은 ‘좋은 친구’와 ‘결혼에 초대되는 친구’를 동일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결혼식에 초대된 사람들은 모두들 좋은 친구들이겠다. 그러나 결혼식에 초대되기 위해서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무언가 방향이 맞지 않아 보인다. 사실 그와는 정 반대 방향이 맞다. 결혼에 초대되려는 생각은 일말에 두지 않고,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이미 청첩장은 손에 쥐어져 있을 것이다.


커리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본인의 실력을 키우고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데 더 집중을 한다면, 진급과 연봉 상승과 명예들은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반대 방향은 사실이 아니다. 극적인 비유를 들어 보자면, 진급하고 싶으면 입 닥치고 매일 아침 커피 타오고 무슨 일을 시키던 하라는 직장 상사가 있다고 해보자. 진급하기 위해서 이런 일들을 하나씩 해치워 나갈 수도 있겠다. 오케이, 그런데 이런 잡무들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가? 이런 잡무들이 새로운 스킬이나 다음 회사로 이직을 할 때 성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인가? 아마 아닐 것이다. 아마 부도 위기가 닥쳐 있는 회사에서 진급 정도를 할 것이다. 부도 이후에 급변하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스킬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비슷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로의 이직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인생은 쓰다. 


그래서, ‘진급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보지 말고, '우리 회사의 커스터머를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묻거나, ‘내 임팩트를 더 향상하기 위해서 어떤 실력을 키워야 할까요?’라고 물어봐야 할 것이다. 


지금 현재의 회사의 진급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연재해로 인해서 회사가 내일 무너질 거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실력은 본인과 함께 영원히 간다. 실력은 어떤 사람도 훔쳐갈 수 없다. 커리어의 여정에 어떤 단계에 와 있던, 실력과 과거의 경력은 항상 함께 간다. 이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정의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다. 새로운 곳으로 이동해서 직급이 낮아지고 연봉이 깎였는데 새로운 배움과 기회의 보물 상자를 열었다고 할 수 있는가? 물론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곳에서 좀 더 작은 포지션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쉐릴 샌드버그한테 물어봐라. 


커리어는 긴 여정이다. 믿을만한 곳에 투자해라.


상사를 본인을 평가하는 사람이 아닌 코치로 생각하라. 

내 대부분의 커리어에서 만난 상사들을 나는 선생님이나 교수님으로 생각해왔다. 다시 말하면 권력을 가진 자리에서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 감시한 다음에 평가하는 사람 말이다. 그들은 내가 올바른 행동을 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른 성적을 매겨줬었다. 


나는 매니저를 대하는 방식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 '적어도 무능력자처럼 보여서는 안되'


이 말은 상사 앞에서는 항상 바쁜 것처럼 행동하고,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과 긍정적인 에너지에 가득 찬 것처럼 행동했다. 상사가 무슨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다 알아서 잘 진행 중이에요’라고 말하고 다녔다. 내 업무 안에 매니저가 들어와서 신경 써야 할 게 있다면 그것만큼 극명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경고하는 밝은 광고판이 이렇게 말한다: 업무에 자신 없는 직원이 업무를 혼자서 진행하려 한다. 


내가 나 자신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시작 한때부터 이 마음가짐은 슬슬 변하기 시작하였다. 


상사가 좋은 상사라고 가정하고, 내 상사의 일은 팀원들로부터 좋은 결과를 뽑아내는 게 책임이다. 이 관점에서 바라보면, 내 상사는 내 커리어에 투자를 하는 게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맞다. 아래에 있는 직원들이 더 잘하면, 그 상사도 더 잘하게 된다. 그래서, 내 상사는 내 편에 있는 사람이다. 내 상사는 내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내가 하는 일을 더 잘하게 하기 위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기꺼이 투자하려는 사람이다. 


코치 앞에서 자신의 약점을 숨기려 하는 운동선수를 상상해봐라.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데, ‘나 몸 좋아요, 알아서 잘 하고 있는데?’라고 말하겠는가? 몸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운동 방법 가르쳐 주겠다는데?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이게 코칭을 해주는 사람과의 관계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내 상사에게 코치가 되어 줄 것을 요구했고, 트레이닝과 적절한 피드백은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을까? 물론이다. 상사는 아직도 당신을 평가하고 있다. 만약 본인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지 않거나 포켓몬고 게임이나 하루 종일 하고 있다면 상사는 당신을 자를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게으름뱅이가 아니라는 가정하에, 당신의 상사는 지구에서 달로 가는 항로를 안내해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뭔가 허우적 대고 있을 때만이 코칭만이 필요한 시기는 아니다. 리오에서 금을 채굴해 가도 코치는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코칭은 그들이 있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코칭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할 것이다. 


상사에게 본인의 야망과 동기와, 어떤 부분에서 발전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더 정직해지고 더 진실해질수록 위로 올라가는 속도는 빠르게 될 것이다. 


선명한 미래의 모습 멘탈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그 상상한 사람이 미래에 있을 거라 믿어라. 

몇 년 전에, 동네 마트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있었다.  엄청 못생긴 표지에다가 이 책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뭐든지 원하면 가질 수 있습니다. 인생의 비밀을 파헤쳐 드리지요’ 


스포일러 주의를 조금 드린다. 이건 무엇이든 원하는 것에 다가가는 게 아니라, '강렬하고 선명하게 믿으면 이루어질 수 있고,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리서치의 결과에서도 본인이 목표하는 바를 선명한 게 시각화시키면 행동도 자연스럽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이야기한다. 


몇 년 전에 나는 허우적 대고 있었고, 준비되어 있지 않은것 같아 업무를 진행하는데 두려움도 느꼈었다. 나는 리스트 작성을 시작했고, 이 리스트는 ‘언젠가 나는…’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지금, 혹은 7-8년 후에도 이 리스트는 계속 최신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몇 년 동안 몇 개의 아이템을 더 넣었고, 그보다 더 신기한 건 몇 개의 아이템을 성취에 이루었다. 25살, 26살에 꿈같이 여기던 스킬들은 지금 눈 감고도 해낸다. 이 사실은 앞으로도 이 리스트에 있는 아이템들이 성취될 거라는 것을 증명한다. 한 5년 후 정도에 여기 써져 있는 스킬들을 마스터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겠지. 


일 년에 몇 번씩 이 리스트들을 다시 들춰보면 나를 자극시키고 편안하게 만든다. 내가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뤄 낼 것이다. 


궁금하다면,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나의 리스트를 한번 들춰 보자. 


‘언젠가 나는…'

인터뷰를 진행할 때 면접자가 면접관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되어서 겁먹지 않을 것이다. 
대중을 상대로 강연을 하기 며칠 전에 긴장하지 않을 것이다. 
5명이 넘게 참여 한 미팅에서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블로그를 적을 것이다. 
3개의 문장으로 간단명료하고 똑 부러지게 포인트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는 도중에 꽤나 괜찮은 스토리나 비유를 적재적소에 쓸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에서 스트레스받지 않을 것이다.


본인의 커리어의 주인은 본인이다. 본인의 모습을 갖추는데 본인만큼 능력 있는 사람은 없다. 

옆에서 몇 명이 본인의 커리어에 도움을 주고 있던, 무시하고 있던, 질타하고 있던, 이건 마지막 교훈이다. 본인의 커리어는 본인의 책임이다. 마치 본인의 삶도 본인의 책임인 것처럼. 본인의 커리어에 불만족하더라도, 상사를 탓하지 말고, 가족을 탓하지 말고, 친구를 탓하지 말아라. 모든 것들은 본인의 관장 하에 영향을 끼치거나 바꿀 수 있는 것들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가기 싫다면 왜 그런지를 물어보아라. 

지난 6개월 동안에 힘든 일이 없었다면, 적당한 자극이 오고 있는지를 질문해라. 

회사에서 본인의 작업에 대해 남이 칭찬해주기를 항상 바라고 있다면, 본인의 성장과 발전을 속이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봐라. 

상사가 지원이나 코칭을 잘 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지원받고 싶은지, 코칭받고 싶은지를 표현해라. 

본인의 장기적인 목표나 가치가 회사와 맞지 않는다면, 이직을 고려해봐라. 

앞으로 3년 이내에 어디에 있고 싶은지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앉아서 생각해 봐라. 



바람이 어디로 불던간에, 아름다운 해안가에 표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본 글은 Julie Zhou의 How to think about your career의 번역문입니다. 원문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의역과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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