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나라는 가장 먼저 죽는다 - 4

러우전쟁이 증명한 '정직한 야만'의 시대, 생존의 기록

by Gildong

04화. 타이밍의 미학: 프랑스가 미·중 갈등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운 결정적 순간


싸움판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간 프랑스


2025년,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신냉전이다", "전쟁 날 수 있다"는 험악한 말이 오가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짐을 싸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남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마크롱은 이 살벌한 분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포착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중국에게 비싸게 팔릴 수 없다."


모두가 중국을 때릴 때, 유일하게 손을 내미는 서방 국가가 된다면? 그 희소성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계산이었습니다.


시진핑의 '황제급 의전', 그 뒤에 숨은 계산


중국은 미국의 포위망을 뚫기 위해 유럽의 친구가 절실했습니다. 마침 제 발로 찾아온 프랑스는 중국 입장에서 구세주나 다름없었죠.


프랑스는 이 기가 막힌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마크롱은 중국에서 그야말로 '황제 대접'을 받았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차를 대접하고, 가는 곳마다 레드카펫이 깔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어림도 없을 환대였습니다.


그리고 그 환대의 끝에는 달콤한 열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었다


마크롱은 중국이 듣기 싫어하는 민감한 주제(대만 문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했습니다. 대신 자국 산업의 '실리'를 챙겼습니다.


중국의 보복 관세 위기에 처했던 프랑스 코냑(술) 산업을 구해냈고, 수십조 원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와 에어버스(비행기) 판매 계약을 따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싸우느라 서로가 아쉬운 상황. 그 틈바구니에서 프랑스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양쪽 모두에게 대접받는 귀한 손님이 되었습니다.


싸움판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때로는 싸움판 한가운데로 뛰어들어야 가장 큰 떡고물을 챙길 수 있습니다. 단, '정확한 타이밍'을 볼 줄 아는 눈이 있을 때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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