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전쟁이 증명한 '정직한 야만'의 시대, 생존의 기록
연애에서 양다리는 비난받을 일이지만, 국제 외교 무대에서는 양다리를 걸치는 나라가 '능력자' 대접을 받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신흥국들을 통칭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은 당당하게 말합니다.
"우리는 아무 편도 아니다. 우리 국익에 도움 되는 쪽이 우리 편이다."
이들은 미국 편도, 중국 편도 아닙니다. 아침에는 미국과 악수하고, 저녁에는 중국과 건배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의 생존 방식인 '비동맹 유연 외교'입니다.
이들의 행보를 보면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인도: 미국 주도의 안보 협의체 '쿼드(Quad)'의 핵심 멤버이면서, 동시에 중국·러시아 주도의 '브릭스(BRICS)'의 창립 멤버입니다.
튀르키예: 미국의 군사 동맹인 나토(NATO) 회원국이면서, 러시아제 미사일 시스템을 수입합니다.
보통은 박쥐 같다고 욕을 먹어야 하지만, 이들은 인구와 경제력, 자원이라는 무기 덕분에 어느 쪽에서도 내쳐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제발 우리 편에 서 달라"며 러브콜을 보냅니다.
이들의 노하우는 '대체 불가능성'입니다.
강대국들이 패싸움을 벌일 때, 이들은 어느 한 팀에 속하기를 거부하고 경기장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양쪽의 혜택을 골라 먹습니다.
미국에게는 기술과 투자를 받고, 중국에게는 싼 물건과 인프라를 받습니다.
친미냐, 친중이냐는 낡은 이분법입니다. 진정한 고수는 "나는 친(親)국익 파다"라고 선언합니다. 유연한 '줄타기 감각'이야말로 이 혼란한 시대를 건너는 가장 실리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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