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 가치 동맹의 종말과 냉혹한 거래의 시작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 전략적 방기다
숫자 '0'이 이토록 공포스러울 수 있을까. 2017년 보고서에서 17번이나 호명되었던 북한이, 2025년 보고서에서는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것은 실수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서 한반도 지도가 치워졌다는 명백한 증거다.
이 침묵을 '평화의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은 치명적인 오판이다. 이것은 "관심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더 이상 공짜로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냉혹한 계산서다. 트럼프에게 북한 핵 문제는 미국의 핵심 이익이 아닌, 한국이 돈을 내고 해결해야 할 '지역 민원'으로 격하되었다.
미국의 무관심은 곧 가장 비싼 청구서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2026년 방위비 협상 테이블에는 '주한미군 철수'라는 카드가 버젓이 올라올 것이며, 트럼프는 한국에게 "너희 앞마당 문제(북한)를 우리가 해결해 주길 원한다면 전액을 지불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침묵은 폭풍 전야다. 우리는 미군이 떠날 수도 있다는 '플랜 B'를 가슴에 품고, 감정이 아닌 계산기를 들고 협상장에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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