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Hours in a Metropolis
도시는 당신을 외롭게 둘 만큼 한가하지 않다
아침 8시, 빽빽한 지하철 2호선 안에서 옆 사람의 패딩이 서걱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이어폰 너머로 흐르는 비트와 누군가의 마른 기침 소리가 기묘하게 겹치는 지점. 출근길 지하철 문에 기대어 음악 스케치를 메모하던 어느 날, 나는 그 소음들이 이상하게도 하나의 리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로 이름도 모르고 눈길 한 번 나누지 않지만, 사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같은 박자로 숨을 쉬고 있었다. 도시는 차갑다고들 하지만, 내 눈에 비친 도시는 수만 개의 체온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생태계다.
사람들은 대도시를 비정한 기계로 정의하곤 한다. 틀렸다. 도시는 기계가 아니라,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생기지 않게 24시간 내내 불을 밝히며 서로를 감시하고 보호하는 거대한 '다정함의 집합체'다. 우리가 새벽 3시에 편의점의 창백한 불빛을 보고 안도하는 것은, 그곳에 무심한 시스템이 아니라 깨어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내놓는 24개의 곡은 그 치열한 생존의 기록이다. 06:00의 덜 깬 눈으로 마시는 커피 한 잔부터, 14:00의 지독한 업무 속에서 찾는 1분의 여유, 그리고 05:00의 푸르스름한 퇴근길까지. 퇴근 후 조용한 방에 앉아 낮의 소음을 다시 떠올리며, 흩어지려는 하루의 조각들을 하나씩 붙잡아 이 소리들을 만들었다. 나는 이 음악들을 통해 당신을 위로할 생각이 없다. 그저 당신이 사무치게 혼자라고 느꼈던 그 순간에도, 이 도시 전체가 당신의 발걸음에 박자를 맞춰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을 뿐이다.
음악은 흐르고,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도시를 완성한다. 어쩌면 이 음악은 도시를 설명하려는 오만한 시도라기보다,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내가 필사적으로 붙잡아 둔 하루의 기록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