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이토록 편안한 노예가 되었나 (4)

인공지능이 설계한 효율이라는 이름의 통제

by Gildong

4. 지능의 한계는 논리가 아니라 전기다


늦은 밤, 적막한 데이터 센터 근처에 서면 발밑에서 올라오는 둔중한 떨림을 느낄 수 있다. 서버실의 소음이 아니다. 지면을 울리며 웅웅거리는 거대한 변전소의 진동이다. 발바닥을 타고 흐르는 이 묵직한 울림은 우리가 믿는 인공지능이 생각보다 훨씬 물리적이고 거친 실체임을 증명한다. 인공지능은 구름 위 가상 세계에 살지 않는다. 그것은 지상의 전선을 타고 흐르는 전기를 끝없이 먹어 치우는 거대한 아가리다.


우리는 인공지능의 진보를 수학적 알고리즘의 승리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전쟁의 실체는 훨씬 원초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변압기를 구하러 사방을 헤매고 빅테크 기업들이 소형 원자력 발전소에 수조 원을 쏟아붓는 이유는 하나다. 지능의 끝단에는 언제나 플러그가 꽂혀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지능은 이제 논리가 아니라 '와트(Watt)'의 크기에 비례한다.


소프트웨어는 무한해 보이지만 그것을 지탱하는 에너지는 지독하게 유한하다. 아무리 천재적인 코드를 짜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그 지능은 차가운 실리콘 조각일 뿐이다. 지능은 이제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한정된 에너지를 누구에게 얼마만큼 배분할 것인가라는 자원 배분의 문제로 바뀌었다. 미래의 권력은 코드를 쫓지 않는다. 전기가 흐르는 길목을 직접 쥐러 간다.


지능의 병목은 당신의 머릿속에 있지 않다. 그것은 뜨겁게 돌아가는 발전소의 터빈과 데이터 센터의 냉각 팬 사이에 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뇌가 팽창할수록 우리는 역설적으로 땅에 발을 붙인 채 전선을 더 굵게 깔아야 하는 가혹한 물리 법칙에 직면한다. 권력은 이제 선언하지 않는다. 가장 거대한 태양광 패널을 깔고 가장 효율적인 냉각 장치를 확보한 자가 다음 시대의 입법자가 된다.


지능은 더 이상 논리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전력을 누가 쥐고 있는가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