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동경한 이들을 따라해 보다가.

by 길고영

동경한 이들의 행동을 따라 해보려 했다.


제일 먼저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을 따라해 보았다. 그들은 "몇 달 집에 틀어박혀서 영화를 계속 봤어요.", "영화를 보려고 집에 시스템을 갖췄고, 대부분은 배속으로, 중요한 장면은 정속으로 봤어요..."라고 했다. 2주 간, 일주일 중 5일 이상을 하루 한편 씩 영화를 배속의 힘을 빌려 보았다.


이 행동은 일주일의 휴식을 필요로 했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로 재개하려던 내 시도는 "염증"으로 나타났다. "또 어떤 악다구니 속으로 들어가는 걸까..."

동경하던 강풀 작가님의 작품들을 사모았다. 내가 작품들에서 느꼈던 카타르시스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확인해보고 싶었고. 그런 글짓기를 해보고 싶었다.


[조명가게]를 보았고. 강풀 작가님의 문체는 장르적 특성이 60프로 이상임을 알게 되었다. 내 글짓기에 적용하기에는 어렵다는 것도.

응원하던 [원더독스]. 그들이 내뿜던 열기는 나를 배구장으로 이끌었다. 벌써 직관을 두 번이나 가보았고. 배구룰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겐 해설이 곁들여진 스포츠 중계가 좀 더 어울린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공부하고자 다짐한 1월이 지나고 있는 오늘. 일기를 써본다.

두 시간 남짓의 결론이 정해지지 않은 스포츠. 배구. 화면에는 선수의 표정이 클로즈업되고, 그들의 집중하는 표정은 내 손에 땀이 배어 나오게 했다.


제일 쉬운 길로 들어선 걸 기록한다.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

긴 랠리 끝에 나는 힘껏 박수를 친다.

그 순간만큼은 화면 속 선수들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본가에 있는 책상 위. 어질러진 것들을 치우고.

다음의 목표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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