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 길을 한번 터 놔야 성공
2013년 태국의 시암 골프장에서는 LPGA 경기가 열렸다.
마지막 날 경기에서 주타누간(당시 17세)은 2위인 박인비를 2타 차 앞선 상태로 18(파 5홀) 번 홀에 도착하게 된다.
박인비는 마지막 홀에서 파로 마무리를 하여 경기를 마쳤다.
파 5의 마지막 홀,
주타누간 선수는 3번째 샷이 벙커,
언플레이어블(1 벌타) 선언 - 5번째 샷,
5번째 샷은 그린 밖
6번째 펏은 홀 옆
7번째 펏이 들어가면 공동 선두로 박인비와 연장전
7번째 아주 짧은 펏은 홀컵을 돌아서 다시 실패, 결국 트리플 보기(파 5홀에서 8번째 홀인)를 한다.
박인비 우승!
아픔은 이것뿐이었을까?
작년(2015년)엔 10개 LPGA 대회 연속 컷 탈락당했다.
그리고 올해 2016년 LPGA 첫 우승(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을 했다.
골프의 `길트기`를 한 것이다.
이어 LPGA 첫 우승 후 첫 3 연속 우승,
LPGA 통상 5승
주타누간(20 태국)은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경기에서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CME 글로브 우승까지 획득했다.
골프는 프로 골퍼 되기는 비교적 어렵지 않다.
문호를 넓게 열어놓고 먹이 사슬 피라미드[풀(일반 골퍼)-토끼(프로 골퍼)-늑대(첫 우승자)]을 형성한다.
프로 골퍼는 남 1,550명, 여 2,233명이다. 합이 3,783명 정도이다.
반면에 프로 시합에 참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더 어려운 것은 첫 우승이다.
첫 우승은 골프의 `길트기`로 골프 인생에서 성공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기술) 경기다 보니 대회 우승자는 많이 있다.
첫 우승 다음은 탄탄대로로 살살 악세 레다만 밟아도 엄청난 성공 가속도가 붙는다.
주타누간의 경우가 이 모든 이야기를 대변해 준다.
반면에 바둑은 어떠한가?
1년에 입단하는 바둑 프로기사 수는
한국기원 연구생 입단대회 3명
한국기원 일반인 입단대회 5명
한국기원 영재 입단대회 5명
한국기원 여자 입단대회 4명, 총 17명.
프로가 되는 문호를 거의 닫아놓은 시스템으로 먹이 사슬 피라미드[풀(바둑 팬)-여우(프로기사)-늑대(첫 우승자)]를 보여준다.
자세히 들려다 보면 풀(바둑 팬)과 여우(프로기사)는 먹이 사슬 관계가 아니다. 여우는 풀을 먹지 않는다.
풀(바둑 팬)에서 여우(프로기사)로 가는 사다리가 거의 끊어져있기 때문이다.
먹이 사슬 관계는 오직 여우(프로기사)와 늑대(첫 우승자), 즉 그들만의 리그가 있을 뿐이다.
바둑 프로기사 되기는 골프와 비교하면 프로 골프 대회에 나가는 정도로 매우 어렵다.
바둑 프로기사는 남녀 모두 합하여 323명뿐이다.
골프와 반대로 일단 프로가 되면 바둑 기전에 참가하는 것은 비교적 용이하다.
바둑 기전 참가가 용이하 다하여 우승이 쉬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골프보다 바둑에서 우승은 바늘구멍에 낙타 들어가기 정도로 너무너무 어렵다.
그 이유는 지능(머리) 경기이다 보니 한 두 명이 우승을 독식하기 때문이다.
이창호의 전성 15년, 이세돌 전성 10년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바둑도 골프와 마찬가지로 첫 우승이 바둑 인생의 `길트기`가 되는 것은 동일하다.
이창호 바둑 프로는 16세에 스승 조훈현을 꺾어 국수 위(첫 우승)가 `길트기`이며 이후 18세에는 동양증권 배에서 우승해 세계 최연소 챔피언을 기록하는 동시에 바둑의 장수(15년) 황제가 되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든 분야에서 반드시 병목 현상은 일어난다.
이 병목을 벗어나는 순간이 인생의 `길트기`라고 보면 된다.
가벼운 예로 40만 공시족(병목)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벗어남)하면 `길트기`로 여기는 채송화(60년대 꽃) 같은 소박한 꿈을 가진 청년들과 우리는 같은 시대에 함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