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촌놈의 푸념
서울 사람은 꽤나 정처 없다. 복잡한 회색빛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났다. 회색이 당연한 것처럼 살아왔다. 어릴 적 무수한 골목길 인생. 담벼락을 친구 삼아 넘어
다녔고 성인이 된 지금은 높은 빌딩 숲.
그저 풍경처럼 담고 살아왔다.
무수히 선택지가 많은 이곳 서울. 하다 못해
무엇을 먹으려 해도 무엇의 가게가 워낙 많아서
어느 곳을 가든 아쉽고 만족이란 쉽지 않다.
더 나은 곳, 더 멋진 곳, 더 근사한 과연 수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진정한 만족을 줄 수 있을까?
서울에는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다.
그들의 서울살이도 서글프지만 한편으로는 향수병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러울 때가 있다.
깍쟁이 같은 서울사람. 서울깍쟁이.
그럴 수밖에 없는 핑계를 보태자면 서울 사람은
힘들 때면 향수 둘 곳이 없다.
서울 사람들은 도피처가 없다.
어쩌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고향이 없다.
가끔은 이렇게 정처 없는
본투비 서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