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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작가 Feb 16. 2020

"연봉 = 나의 가치"일까?

과연 연봉이 나의 모든 가치를 평가하는 올바른 기준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회에서 나라는 사람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런 질문을 나에게 해본 적이 있다. 최저 임금보다 더 낮은 급여를 주는 사회적 기업 시절이었다. 월급에 돈이 찍힐 때마다 "내 가치가 이것밖에 안되나?"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래도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니까 괜찮아라고 되뇌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그 당시에 한창 소개팅을 많이 했다. 만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직장 이야기를 했다. 나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한다고 하면, 대기업도 중견기업 하다 못해 중소기업도 아닌 생소한 단어에 상대방은 낯설어했다. 그럼 나는 빠르게 주제를 바꾸곤 했다. 연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까 봐 내심 걱정되었다. 내가 진짜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지인은 나에게 조언을 했었다. "직장인의 가치는 돈이야" , "연봉이 너의 가치를 결정한다. 그러니까 하루빨리 사회적 기업 그만하고 연봉 높여서 이직해"라고 나에게 말했다.


지금의 나는 항상 그런 건 아니라고 나에게 조언을 해준 그분에게 답하고 싶다. 돈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나의 "가치 = 연봉"에는 동의할 수 없다. 


사회적 기업만을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사회적 기업(소셜벤처)에는 사회적 가치 (Social Impact)라는 개념이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평가하려는 시도를 한다.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재무적인 성과로만 이 회사의 진정한 가치를 판단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매출과 고용 창출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반 기업 가치를 산정할 때 얼마나 돈을 잘 벌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본다. 그래서 Valuation이 50억 , 100억 200억 또는 1조 이런 돈으로 환산된 답을 얻곤 한다. 마치 직원의 연봉을 계산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는 이렇게 돈으로 계산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사회적 기업(소셜벤처) 중에 상담 어플 앱 서비스 회사가 있다. 그 상담료를 지불하고 받으면서 매출이 일어나지만, 이 상담으로 인하여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뀐 그 사회적 영향력은 측정하기 정말 어렵다. 또한 그린피스 같이 환경 보호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량, 정성적인 다양한 방법들을 고려해서 사회적 가치를 평가한다. 평가할 때 제일 중요한 관점은 영향력(임팩트)이다. "이 기업이 사회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었는가?"라는 답변을 평가를 통해서 하게 된다.  


<주변에 어떤 영향력(Impact)을 주고 있는가? - 출처 : AGN>


나의 사회적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이 사회에서 ‘나’라는 존재도 마찬가지다. 만일 우리에게 사회적 가치가 있다면, 단순 연봉만으로 우리의 모든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나는 우리 사회 아니면 주변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 있을지 모른다. 이 영향력들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배려들, 책임감, 동료와 이야기할 때 공감하기, 손해 보더라도 조금 양보하기, 내일이 아닌데도 동료의 도움 요청에 선뜻 도움을 건네주기는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력을 준다. 대부분은 회사 연봉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회사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이런 요소들은 당신의 연봉에 반영되어 잇지 않기 십상이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분명히 알 것이다. 사회적 가치와 같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들은 혜택을 받는 수혜자인 경우 그 가치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와 영향력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건 나의 회사 생활에 있어 ‘의미’라는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나만의 사회적 가치는 회사에서 나올 때도 큰 빛을 발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를 운영한다고 해보자. 당연히 좋은 지역 사업적인 감각 중요하다. 하지만 회사라는 환경에서 동료들에게 끼쳤던 나만의 좋은 영향력이 이제는 손님을 향해 흘러간다. 회사에서 동료에게 했던 데로 어쩌면 더 좋은 마음으로 손님을 더 배려하고, 손님에게 공감으로 다가가고 하는 나만의 살아 숨 쉬는 가치는 매출 증가로 돌아온다. 손님은 주인이 갖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더 예민하게 느끼기 때문이고 이는 더 많은 호응과 리뷰를 남긴다. 그리고 사회적 가치는 어느새 나만의 넘볼 수 없는 브랜드가 된다. 더 넘어서서 이러한 가치는 계속 선순환이 되어 당신을 더 열정적인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일을 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의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회에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사람은 언젠가 인정받는다. 주변 동료들과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모르면 좀 어떤가 본인이 그것을 인지하고 자부심을 갖고 하면 된다. 


연봉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다만 좀 더 넓은 범위에서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평가했으면 한다. 스스로가 이 사회에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인지해보자. 반대로 연봉이 높다고, 스스로 가치가 매우 높다고 판단하는 것도 금물이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존재하고 나의 실제 가치는 생각보다 낮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가치평가. 그리고 내가 미치는 영향력들에 대해서 솔직하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가치 = 연봉" 항상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실제 가치 =  내가 주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이다. 
“지속 가능한 나만의 가치”를 고려해서 생각해보자. 


[커버 이미지 출처 - The blue diamond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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