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이름은 AI(?)
영화 ‘백투더 퓨처’ 시리즈는 미래의 기술을 정확히 예측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이 영화에서 미래의 기술을 정확히 맞춘 것은 바로 나이키 운동화다. 나이키는 2016년 ‘하이퍼 어댑트(Hyper Adapt) 1.0’이라는 이름으로 신발 끈 자동 조임 운동화를 개발해 한정 출시했다. 즉 영화의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신었던 바로 그 신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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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운동화는 신발을 신을 때 뒤축이 센서에 닿으면 자동으로 신발 끈을 조여 주는 방식이다. 맥플라이 역을 맡았던 마이클 폭스는 2015년 하이퍼 어댑트 시제품을 받은 뒤 이를 착용한 모습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당시 미래라 할 수 있는 현재시점을 예측 해 운동화의 신발 끈을 자동으로 조여 주는 정도의 기능이지만, 영화 ‘백투더 퓨처 2’에서 등장하고 나이키가 실제로 만든 운동화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신발 끈 조임 센서 외에 발의 온도와 땀을 감지하는 센서도 부착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건강과 운동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도 있다. 나아가 속도에 따라 운동화 밑창의 탄력을 조절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외에도 SF 영화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예외 없이 등장한다. ‘로보캅’, ‘아이언맨’, ‘어벤저스’, ‘캡틴 아메리카’ 등 주인공의 힘과 전투력을 상승시켜야 하는 히어로물에서는 특히 그렇다. ‘아이언맨’에서 등장하는 아이언맨 슈트는 티타늄 합금 소재에 ‘프라이데이’라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까지 장착되어 있다.(htttp://ppss.kr/archives/154466#enliple재인용) 여기서 인공지능(AI)인 프라이데이는 영화 '그녀(her
)'의 운영체제 '사만다’ 와 같은 개념이다. ‘사만다’와 같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세계적 AI 석학 저스틴 카셀 교수가 ‘사람 감정을 읽고 대화해야 진정한 인공지능(AI)’ 이라고 말하는 운영체제를 말한다. 즉 인간의 감성을 가진 의인화된 지칭이자 이름인 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기억 하실지 모르지만 영화 ‘그녀(her)’에서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가 친구에게 ‘사만다는 운영체제야’ 라고 말한다. 아내와 별거 중이던 테오도르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인공지능(AI) 운영체제 ‘사만다’에게 사랑을 느낀다. 스스로 생각하고 사람과 대화하는 사만다는 테오도르에게 운영체제 그 이상의 존재 였다. 사람보다 더 사람다운 존재였던 것이다. 이처럼 AI와 사람 사이 감정의 교류를 다룬 영화 속 이야기는 우리 곁에 현실로 빠르게 다가와 있다.
저스틴 카셀 교수는 기존 AI는 사용자가 ‘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기존의 AI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영국에 있는 세계적인 프로축구팀’이라는 사실만을 나열하지만, 사회적 인지능력을 갖춘 AI는 ‘말도 안돼. 아스널이 훨씬 잘하는 걸’이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셀교수는 사회적 인지능력을 갖춘 AI는 빅데이터가 쌓인 단순한 검색 엔진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 알고리즘이기 있기 때문이고 로봇과 사람 사이에 신뢰와 친근감, 즉 라포(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상호신뢰 관계를 말하는 심리학용어)가 형성된 셈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이 바로 영화 ‘그녀(her)’ 의 ‘사만다’와 같은 진정한 AI 운영체제 개념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처음 본 사이일 때와 친한 사이일 때 행동양식이 달라진다. 이 차이는 사용하는 언어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과 몸짓 등 여러 가지 비언어적인 표현에 녹아 나타난다. 카셀 교수는 사람이 누군가와 친밀해져 가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모든 언어적, 비언어적 부분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일반화된 모델을 만들었고, 이를 AI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그의 연구에는 사람의 심리적 상태를 추론할 수 있는 60가지의 포인트 외에도 시간 변수도 AI 연구에 추가해야 하는 요소인데, AI 알고리즘에 시간 변수를 넣게 되면 사용자와의 추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고 어제 축적된 경험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던지게 되는 경험도 가능하다.
[영화 ‘그녀(her)’의 한 장면. 남자 주인공이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구매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인지 능력을 로봇에 반영시키려는 노력은 전 세계 AI 연구에서 핵심이 되고 있다. 즉 이로서 로봇과 인간이 협력할 때 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http://www.sedaily.com/NewsView/
1OM801XAKX?OutLink=recombest_GD재인용)
위에서의 사회적 인지능력을 반영시키려는 노력 중에 특히 사람의 개인적 취향이나 감성을 미적인 조화로움으로 승화시키고 있고 실제 제품개발에도 적용하는 분야는 디자인 분야다. 지금 AI 기술들과 다양한 사회적 스마트 사회로의 지향적 환경이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즉 디자인의 경계가 모호해 지는 시대에 이르렀음을 말한다. 어찌 보면 인간 디자이너로서 설 자리가 없어지는 모양새다. 그만큼 사회는 다재 다능한 디자이너를 원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미래에 없어질 많은 직업군 중 창의성과 감수성이 요구되는 예술, 문화 직업군은 기계화에 따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실제 IT 기술과 트렌드 소식을 접해보면 디자인과 관련된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이미 개발되었으므로 그 말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이 소프트웨어들은 이미 기본적인 디자인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수준과 지능을 갖춰가고 있고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는 시대, 인공지
능과 디자인의 협업이 진행중 임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구글, 어도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은 컴퓨터에 창조성을 부여하는 ‘컴퓨테이셔널 크리에이티비티(Computational Creativity)’ 연구에 적극 투자하고 있고 어도비(Adobe)는 이 분야에 수백만 달러를 투입하여 미래를 준비하면서 컴퓨터에 창조성을 플러스하면 더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미 상용화 되었거나, 개발 중인 인공지능과 디자인을 연결하려는 사례를 보면, 어도비가 연례 기술 콘퍼런스 ‘맥스 2017’을 열고 딥 러닝 인공지능 기술 ‘어도비 센세이(Adobe Sensei)’를 활용한 다양한 이미지 자동 수정 기술을 공개했는데, 사진 내 배경 혹은 피사체의 색상 윤곽 주변과의 조화 등을 인식하고 가장 알맞
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대체한다. 기존 어도비 포토샵의 도장 툴(Stamp Tool) 과 유사하지만, 이를 인공지능(AI)프로그램이 자동 수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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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어도비는 흑백 사진을 자동으로 컬러로 바꿔주는 ‘프로젝트 스크리블러( Scribbler)’, 디자인 이미지나 아이콘을 특정 형태로 자동 배치하는 ‘피직스팩(PhysicsPak)’, 영상 속 특정 피사체만 지우는 ‘프로젝트클록(ProjectCloak)’, 가상현실 콘텐츠 내용에 따라 음악 방향과 음량을 배치하는 ‘소닉스케이프(SonicScape)’ 등의 기술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또한 구글은 인공지능 프로젝트 클립아트 – AutoDraw 는 2017년 4월 블로그를 통해 오픈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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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은 사과 같지 않은 사과를 그리고, 자전거 같지 않은 자전거를 그려도 인공지능(AI)에 의해 정확한 그림을 식별해 추천해주는 지능이다. 그림을 못 그려도,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대가 지금 우리 앞에 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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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회사의 로고를 5분만에, 인공지능 로고 제작 서비스도 있다. 기업들이나 개인이 사업을 시작할 때 꼭 필요한 것이 회사의 얼굴 바로 로고인데, 이러한 로고를 디자인해주는 인공지능 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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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사람 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지만, 이러한 로고 인공지능 서비스들은 약 100만개 이상의 로고 디자인을 학습하고 스스로 독창성, 가독성, 색상, 대조등을 점수화 시켜 로고가 완성되면 어플리케이션에 적용된 시물레이션까지 빠른 시간에 합성하여 결과물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렇듯 최근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다 보니 디자이너 중에는 숫자와 분석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적으로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는 기회라 할 수도 있고 혹은 인공지능(AI)에게 디자인의 미래를 맡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도 생각 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며 앞으로 인간 디자이너가 필요하지 않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미래 인공지능(AI) 컴퓨터들이 단순히 인간의 일자리를 넘어서서 인간 본성의 영역까지 침범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이미 인공지능의 활용은 패션업계에서도 강력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TOMMY HILFIGER는 IBM, FIT와 함께 인공지능(AI)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리이메진 리테일(Reimagine Retail)’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디자인 창작과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 디자인 프로세스와 제품 개발을 향상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TOMMY HILFIGER homepage]
여기에 아마존은 인공지능이 트렌드를 파악하고 옷에 대한 인간의 창의력과 디자인을 빠르게 자기 복제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이 알고리즘 기술은 초기 단계이지만 이미지 분석과 유명한 스타일을 복제해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AI 디자이너’를 개발하고 있단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점에 인간 디자이너(?)들은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미래 유망 직종과 마찬가지로 ‘미래에 사라질 직업들’은 연말 연초 언론사들의 단골 뉴스이다. 그 중 옥스퍼드 마틴스쿨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가 발표한 ‘고용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보면, 자동화와 기술 발전으로 20년 이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고 경고한다.(조선Biz,직업별 컴퓨터대체 가능성조사 재인용) 특히 여러 직업 중 창의성과 감수성을 요구하는 직업인 디자인은 기계화를 피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북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어도비(Adobe) 인디자인(InDesign)의 경우를 보면 창의성과 감수성을 요구하는 분야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인디자인(InDesign)은 GREP(유닉스를 위해 만들어진 텍스트 검색 기능을 가진 명령어)을 적용시킬 수 있어 작업 효율성이 극대화 되어있다고 한다. 편집 디자이너가 타이포그래피와 편집에 관한 몇 가지 디자인 가이드를 세우고 글을 조판하는 작업은 기계에 맡겨
도 될 만큼, 자동화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책’ 이라는 아날로그 소재보다 더 자동화 되기 쉬운 ‘웹’의 경우에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훨씬 더 빠르게 디자이너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코딩이 이루어지지 않는 책의 경우, 그리드를 잡는 몇 가지 방법론이 있긴 하지만 디자이너가 임의대로 자기만
의 감각을 더해 디자인할 여지가 있었지만, 웹의 경우는 달라진다. 규격화된 스크린과 해상도에 따라 반응형으로 작동해야 하는 웹은 그리드와 디자인 컴포넌트가 규칙적으로 조율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디자인 아웃풋 보다 웹 디자인이 더 빠르게 패턴화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손쉽게 웹 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는 툴 등 매우 다양화 되어있지만, AI라는 수식이 붙은 최초의 툴인 ‘The Gid’가 출시되었다. (https://thegrid..io/재인용) 이 퍼블리싱 툴은 위 기능들을 통해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웹사이트를 즉각적으로 생성해 주며, 반응형 웹은 물론이고, 색상 보정과 콘텐츠에 맞는 레이아웃 수정, A/B Test까지 디자이너가 했던 많은 일들을 쉽고 빠르게 처리한다. 당연히 빠른 답변을 원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최적화 될 수 있다. 점점 기계들이 똑똑해지면서 SF영화에서 등장하던 AI가 점차 가까운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기술 발전이 점점 빨라지는 이 시점에 감수성과 창의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디자인 분야가 빠르게 기계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Design Thinking이나 Design Process에서 감수성과 창의성의 비중은 줄어들고, 디자인이 점차 기계화에 적합한 형태로 변했기 때문은 아닐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디자인 외에도 경영학, 공학,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이들의 교집합 주변에 자신을 위치시킨 디자이너라면 자신이 하는 일이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노만 포터의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라는 책에서 디자이너의 사회내에서의 다양한 고민을 담아낸 부분에서 가슴이 답답해진다. (yckim@ jungle.co.kr,재인용)
현재 IT업계 혹은 출판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여러 업계에서 Full Stack Designer(다기능을 숙지하고 디자인이나 제품개발을 독립적으로 완료할 수 있는 사람)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툴과 방법론과 스킬의 홍수 속에 놓여 있다고 느낄 것이다. 이제 넘쳐나는 stack들 속에서 나를 디자이너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 왔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이제 기계까지 디자이너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디자이너라는 단어는 이제 사라져가는 직업 중 하나일까?’
‘디자이너는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기존의 디자인에서 행해졌던 단순 시각화 내지는 상품 구체화 작업은 인공지능의 몫으로 돌아가고 현재 포화에 가까운 디자이너 노동시장은 침체기를 맞을 것이지만, 동시에 이전과는 구별되는 다른 의미로서의 디자인 영역이 등장 할 것은 당연하다. 데이터 수집과 그것을 근거로 보기 좋게 상품을 만드는 일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디자이너 혹은 창작가들은 다층적으로 축적된 데이터들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가에 대한 새로운 직업적 정의에 적절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시각, 건축, 패션, 제품 등과 같은 기존의 산업적 카테고리의 논쟁과 수년간의 교육과 실무 습득의 과정은 앞으로는 오히려 불필요하고 번거로운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 기능적인 구체화 작업을 대신 맡음으로써 배움에 소요되는 시간을 극도로 단축될 것이고 곧 세상 누구나가 디자이너가 될 것이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창조적 감수성이 사라진다면 아마도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알렉사, 누구, 지니 등 우리에게 편리한 음악과 영화를, 날씨를 알려주는 AI 스피커의 시대를 지나 더욱 진화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월간마케팅20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