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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곰댕 Sep 15. 2021

문제집


이안나를 읽었다.<가장 사랑하기 어려운 모습은 무엇인가요?>의 글을 읽고 나에게 질문해봤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문제집을 풀고 답안지와 내가 적은 답을 비교해보면서 채점을 할 때 일치하면 막힘없이 동그라미를 쳤다. 채점을 하다가 틀린 문제가 나오면 섣불리 틀렸다는 표시를 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내가 어쩌다 이 문제를 틀렸나부터 해서 아 이거 알았었는데..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 후 다음 문제를 채점한다. 또 틀렸다. 그럼 잠시 내면에서 정적이 흐른다. 그러다가 다음 문제와 답지를 본 후 일치하면 동그라미를 치며 이어간다. 틀렸다는 채점은 하지 못한 채 말이다. 모든 문제를 채점하고 나면 동그라미만 보이니 기분이 좋다. 틀린 문제는 나만 알았다. 그때의 나는 틀린 문제를 받아들일 수 없었구나. 사랑하기 어려운 모습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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