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이 강한 아이
(볼프 에를부르흐, 웅진주니어, 2006)
이 그림책은 6번 유형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보여줍니다. 주인공 마이어 부인은 걱정이 많은 사람이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걱정을 합니다. 항상 무슨 사고가 일어날 것은 기분으로 살아가죠. 무슨 문제가 없나 주변을 늘 경계하고 살핍니다. 현재 아무런 문제가 없고 모든 것이 안전하여도, 혹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죠.
심지어 눈이 오면, 버스가 미끄러질까 봐 걱정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버스가 미끄러지면 어떻게 할까요? 마이어 부인의 걱정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버스 안에 승객이 많을까 봐 걱정합니다. 집에 승객들에게 줄 음식이 충분한지 고민하죠.
저는 그림책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세상에 구조대원을 부르면 되는 거 아닙니까? 왜 나와 상관없는 버스 승객의 배고픔을 걱정하고 있는 거죠? 아니 도대체 왜?
그림책 속 걱정 많은 마이어 부인의 남편 마이어 씨는 6번 유형들에게 어떻게 해주면 좋은지를 보여줍니다. 마이어 씨는 그렇게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고 있는 마이어 부인을 안아주죠. 자신보다 더 커 보이는 부인을 안아서 발이 눈에 닿지 않게 해 줍니다.
그리고 언제나 박하차를 끓여 주어요. 왜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냐고 핀잔주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과잉보호하지 않습니다. 다만 눈에 빠져서 그런 비관적인 생각이 더 커지지 않도록 안아주죠. 그리고 따뜻한 박하차를 끓여주고 그저 묵묵히, 동요하지 않고 기다려 줍니다.
박하차를 끓여주기만 하면 마이어 부인이 더 이상 걱정을 하지 않게 될까요? 아닙니다. 마이어 부인은 이제 내일 해가 떠오르지 않으면 까 봐 걱정하기 시작했어요. 마이어 부인은 순식간에 어둠 속에 갇혀 버립니다.
6번 유형의 아이들은 늘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으로 살아갑니다. 매일매일이 늘 불안하죠.
그렇게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그날에 말이죠. 마이어 부인은 아주 작은 아기 새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새를 키우기로 하죠. 마이서 씨는 빙긋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그렇게 하구려.” 이렇게 마이어 부인의 모험이 시작합니다. 마이어 부인은 밤낮으로 아기 새에게 먹이를 줍니다. 그리고 ‘꼬맹이’라고 이름도 지어주어요.
6번 유형은 책임감이 아주 강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죠. 마이어 부인이 밤에도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먹이를 주는데 남편 마이어 씨는 옆에서 하모니카를 불고 있네요. 나의 일이 아니니 잠을 잘 수도 있고, 불빛이 싫어서 돌아누울 수도 있는데 즐거운 표정으로 한 밤중에 하모니카라니요. 언제나 느긋하고 평화스럽게 불안한 6번 아이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부모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마이어 부인은 아기 새에서 이제 작은 새가 된 꼬맹이에게 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마이어 부인이 팔을 들고 날갯짓을 했어요. 그러나 새는 꼼짝도 하지 않죠. 마이어 부인은 다시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이상한 벌레를 먹인 건가? 날개 달린 벌레를 먹여야 하는 걸까? 혹시 꼬맹이가 새가 아니라 펭귄일까? 온갖 고민이 가득하다가 문득 기이한 느낌이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마이어 부인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날았어요. 그 모습을 보고 꼬맹이도 따라서 하늘을 날죠. 둘이서 멀리 날아갔다가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 모습을 본 마이어 씨가 물었어요. “드디어 날았소?”
마이어 씨는 마이어 부인이 하늘을 날 수 있는 걸 이미 알고 있었네요. 그러나 한 번도 당신은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용기 내어 하늘을 날아 보라고 하지 않았어요. 걱정이 너무 많은 6번 유형의 사람들에게 용기 내보라는 말은 정말 너무나 힘겹고 어려운 것이거든요.
마이어 씨는 늘 박하차를 끓여주고 옆에 있어 주고 그리고 한마디만 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그렇게 하구려.” 그리고 마이어 부인이 좋아하는 요리를 해 놓지요.
6번 유형의 아이를 양육 중이신가요? 가만히 안아주고 “네가 원하는 걸 하려무나.” 그리고 기다려 주세요. 용기를 내면 하늘을 날 수 있는 아이들이랍니다. 용기를 내기까지가 무척 어려운 유형이고요. 아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고 걱정이 많은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아주 유용한 장점이라고, 불안해도 괜찮다고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