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쓴 지 두 달, 나에게 찾아온 변화

by 물고기자리

브런치에 글을 쓴 지 두 달이 지났다.


남의 글을 읽기만 하는 소비자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생산자의 지위로 넘어온 지 두 달이 된 셈이다.


블로그에도 글을 쓰고 전자책도 두 권 냈지만 브런치에 쓸 때와는 마음가짐부터가 달랐기에 진짜 글 쓰는 사람이 된 건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나서부터일 거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는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 그건 '작가'라는 호칭이 가져다주는 뽕 맛 때문은 아니었다.


나의 글쓰기는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아 그 축을 조금은 기우뚱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므로 다른 작가들을 비롯해 예전에 접근 불가능했을 누군가의 응원을 받는 건 분명 나를 약간 붕 뜨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가 현실로 내려오는 데에는 일주일이면 충분했다.


새로운 세계에는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도, 구독자 수가 몇 천, 몇 만에 이르는 이들도 많았다. 글이 많지 않아도 수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작가를 보고 기가 죽기도 했고 (시간 부족으로) 샅샅이 읽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좋은 수많은 글들 앞에서 침을 줄줄 흘리기도 했다. 좋은 자극이었다.


내가 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와 정서가 비슷한 글에 놀라기도 하며 브런치라는 글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다 보니 어느덧 글솜씨는 조금씩 향상되고 있었으며 사고 또한 확장되고 있었다.


이 모든 게 내가 움직이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혼자서만 계속 썼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변화였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작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겠지만 정체되지 않은 글, 발전하는 글을 쓰려면 계속해서 글감을 찾아 나설 뿐만 아니라 같은 주제일지라도 색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당장 책을 낼 욕심은 없다. 아직은 그럴 실력도 안 되고 콘텐츠도 없다. 다만 다양한 글쓰기 욕심은 생기고 있다. 새로 도전하고픈 분야도 조금씩 눈에 들어오고 있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변화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글을 토해내고 있는 다른 작가들 덕분이다. 시너지가 용솟음치는 이 뜨거운 장에서 더 잘 놀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콘텐츠를 접해야 할 것이다.


글을 쓴 이후부터 나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 내 안에 품고 있던 생각을 표현하면서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고 글로 내 안의 응어리를 풀어낸다는 말의 의미를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글을 쓸 줄 알게 되면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를 갖추게 된 셈이었다.




나를 자꾸만 책상으로 잡아끄는 이 보이지 않는 기운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글을 써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오늘도 머릿속으로 생각을 이리저리 굴리고 문장을 다듬고 틈틈이 메모를 한다. 생각이 행여 날아가기 전에 활자로 단단히 붙들어 맨다.


글이 잘 풀리는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있지만 우리 인생이 그런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잠시 조용한 시간을 보내면 또 잘 풀리는 날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몸이 쉴 때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글쓰기의 근육이 쌓이는 건 글을 쏟아내지 않는 시간 동안 인지도 모른다.


글을 쓰면서 나는 내 삶에 조금의 빈틈을 허락하는 사람으로 바뀌기도 했는데, 그건 누가 뭐래도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건 조금 쉬어가는 시간 속에서도 나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여유였다.


그렇게 나는 글쓰기를 통해 삶의 해방을 맛보았다. 실로 화려한 해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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