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로 풀어보는 재미있는 고사성어
타산지석(他山之石)은 ‘다를 타(他), 뫼 산(山), 어조사 지(之), 돌 석(石)’의 4개의 한자로 이루어진 성어다. 곧이곧대로 직역하면 ‘다른 산(他山)의 돌(石)’이라는 뜻이다. 이 의미만으로는 정확하게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다른 산의 돌이 어쨌다는 말인가.
이 표현의 출전인 중국의 그 유명한 시경(詩經)이 소환되어야 하는 이유다. <시경>은 중국 최초의 시가집이자, 동아시아 시가문학의 원조라 할만하다. <시경>은 기원전 9세기~기원전 7세기에 완성된 시집으로 시 305편이 수록되어 있다. 공자님이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편집한 것이란다. 그러니까 서구 유럽에 호머(Homeros)의 서사시 <일리아드(Iliad)>와 <오디세이(Odyssey)>가 있었다면 동양의 중국에는 바로 <시경>이 있었다는 거다. 하물며 <시경>은 저 두 작품보다도 더 일찍 나왔다는 사실~
<시경>의 소아(小雅) 편에 나오는 ‘학명(鶴鳴)’이라는 시를 보자. 이 시의 마지막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他山之石 可以攻玉 (타산지석 가이공옥)’
해석하면 ‘다른 산의 돌도 옥(玉)을 가는데 쓰인다네’ 정도 되려나?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다른 산의 조악한 돌이라도 내 산의 옥돌을 가는 데에 쓸 수 있다’의 줄임말인 셈이다. 즉 이 말인즉슨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의 언행과 실수라 할지라도 군자는 거기서조차 깨달음을 얻고 수양과 덕을 쌓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른 산의 돌은 ‘소인배’요, 옥은 ‘군자’를 비유한 말이렷다.
정리하자면, ‘남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은 본받지 말아야 하는데, 그것을 ‘타산지석’이라 부른다. 반대로 남의 잘한 행동은 본받아야 하지 않겠나. 이때는 ‘귀감’이라 한다. 이 둘을 다 합친 말이 ‘거울삼아’일 테다. ‘남의 일이나 지나간 일을 보며 본받거나 경계하다’는 뜻이니…
이 타산지석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님의 다른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공자 왈,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 했다. 즉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걸어가면 그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으니,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살펴 스스로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나쁘고 좋은 행동 둘 다를 거울삼아 자신을 돌아보라는 말씀인 거다.
살다보면 누구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그것들은 넓은 의미에서 다 우리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타산지석은 단순하게 나쁜 행동과 같은 부정적 측면을 배우지 않겠다는 다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해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니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끼리 다정하게 마주보며 살아가자. 서로의 모습을 거울삼아 나쁜 것은 타산지석으로, 좋은 것은 귀감 삼아 그렇게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