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로 풀어보는 재미있는 고사성어 이야기
건강? 싱겁긴~ ‘건강’ 아니고 ‘견강’!!
‘이끌 견(牽)’에 ‘강할 강(強)’, ‘억지로 끌고 감’의 의미다. 부회는 ‘붙일 부(附)’ ‘모일 회(會)’, 즉 ‘모아서 붙인’다는 뜻이고. 그래서 이 둘을 합체하면, ‘억지로 끌어다가 붙임’이라는 뜻이렷다. ‘맞지도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다가 여기저기 붙이며 우겨댐’을 가리키는 표현이라 하겠다. 물론 여기서 방점은 ‘자신에게 유리하게’에 찍힐 테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있을 법도 한데, 그게 바로 그 유명한 ‘아전인수(我田引水)’다. ‘자기에게만 유리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이르는 우리말 속담인 ‘제 논에 물대기’에 해당하는 사자성어다. 이 두 성어는 그래도 현대인들에게 친숙한 편이다. 정치판에서 특히 자주 나오는 표현이지 싶다. 언젠가는 입장이 다른 정치인들이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누군가는 헛망이라 비웃을지라도 그려보고 싶은 미래다.
개인적으로 ‘경청’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이보다 더 다정하고 따뜻한 말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이 단어는 참 많은 의미를 품고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가장 잔인한 일이 혼잣말하게 내버려두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별 거 아닌 사소한 이유들이 생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듯이, 또 때로는 아주 작은 것들이 누군가를 삶으로 이끌기도 한다. 바람이 불어서, 노을이 아름다워서, 내 얘기에 귀기울여주는 누군가가 고마워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들도 있으니까.
생의 기로에 선 누군가는 험한 세상을 꿋꿋하게 버텨온 자신이 불쌍하고 대견해서 삶을 다시 선택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니 다정한 눈길 하나로도, 귀 기울여 그(녀)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견강부회를 얘기하다 어찌 여기까지 흘러왔는가.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시대에 사는 씁쓸함 때문일 게다. 자기 말만 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슬퍼서일 게다. 상대방을 이겨보겠다고 가당치도 않는 논리 내세워 억지 부리며 달려드는 인간 군상들을 만나는 건 더더욱 슬픈 일이다.
그러니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다’고 말이다. 그 다짐들이 하나둘 모이다보면 언젠가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는 그런 장면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하는 아름다운 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