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흘려보내는 시간

by 류류류

아주 오랜만에 키보드를 두들긴다.

설연휴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시간.

고요한 집에 여유로운 나와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모든 걸 툭툭 건드리는 고양이 한 마리만 있다.


따뜻한 보리차 한 잔을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난 고양이나 강아지가 한숨을 쉴 때 너무 귀여운 것 같다.

세상 별생각 없어 보이는 존재들이 한숨을 쉴 때는

무슨 생각이 있어서 쉬는 것일까.

아님 그저 폐에 공기를 더 담기 위해 크게 내뱉는 것뿐일까.


3일째 고양이와 한 방에서 자고 있는데,

첫날밤에는 갑자기 새벽 5십 반에 배가 눌러져서 일어났더니

배 위에서,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것처럼

당차게 앉아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나는 한번 잠에 들면 잘 깨지 않는데,

부스럭 거리는 소리, 화장실 모래 정리하는 소리,

우는 소리 등으로 간간이, 여러 번 깼었다.


그래도 따뜻한 기억이 가장 큰데,

어젯밤에는 얘가 내 배 위에서 엎드려서 잠이 들었고,

나도 손을 고양이의 꼬리 부분에 놓아

난로처럼 따뜻한.


콩콩 빨리 뛰고 있는 자그마한 심장이 느껴지는

또 다른 생명체와 함께 어두운 밤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지금도 옆에서 가만히 식빵을 굽고 있길래

궁디팡팡을 해줬더니 모두를 기분 좋게 하는 골골대는 소리.


새벽에 그렇게 부시럭대더니

지금은 또 가만히 작은 몸이 부풀어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자고 있는 저 자그마한 존재.


이렇게 큰 쓸모없이

함께 같이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시시콜콜한 농담으로 함께 웃고.

어딘가로 이동하고.

서로를 돕고

서로에게 도움받으며

그렇게 함께 흘려보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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