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by 류류류

상상의 반대말은 뭘까?

현실인가?


그럼 결국 상상했던 일이 현실이된다는건 반대의 개념이 같아진다는 것인가.


혹자는 삶은 환상과 같다고 했다.

실체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흘러가는 감각의 산물들로,

결국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지금 뿐이며,

우리는 현재 느끼는 감각들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찰나에 희노애락을 느낄 뿐이라는 것.


그렇다면 세상은 흘러가는, 어떤것도 정형화 되어있지 않은 흐름속에

나만의 주관적 시선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건데.


그럼 내가 아주 생생하게 상상해서 그 상상을 통해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럼 그게 현실이 아니고 상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뇌는 잠들어 있을때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하고, 또 부정문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 현실이 ‘아닌’ 상상,

그리고 현실 같은 상상은 결국엔 그 어떤 것보다 현실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부모님과 함께 살며 많이 부딪쳤을 때 나는 나만의 작은 공간을 원했다.

아담한 공간에 내가 필요한 것들만이 가득 차 있고,

그 안에서 오롯이 혼자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 내 모습.


그러고 몇달 뒤 나는 정말로 그런 곳으로 이사했다.

그 아담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5년째 살고 있고,

이제는 여기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공간을 상상한다.


조금 더 넓어서 내가 하는 활동에 따라 작게나마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공간 분리가 되고,

친구나 가족이 왔을 때 조금 더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는 공간.


나는 내가 곧 이런 공간에서 살게 될 거란걸 안다.

내가 그런 공간을 상상한다는 건 내가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고,

상상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현실로 일어날 수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상상을 하다보면 그 상상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되고,

그렇게 점점 내가 원하는 현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머리 속에 이미지가 있어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오늘, 가족 모두가 편안한 오후를 보내는 상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