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by 류류류

추석 연휴 막바지 2박 3일은 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이모와 이모부 이렇게 6명이 온천에서 시간을 보냈다.

주위 관광을 시켜주는 셔틀버스가 우리 말고는 아무도 신청하지 않아 최소 신청인원 미달로 운행되지 않았고,이틀째엔 보슬보슬 비가 온 덕분에 온천욕을 하루에 두 번 하며 완전한 휴식을 만끽했다.

음식은 어쩜 이리 건강하고 몸은 따뜻하게 덥히는지 온천욕 때문인지 음식 때문인지 손이 내내 뜨끈뜨끈했다.


탕에 앉아 이모 얘기, 할머니 얘기, 엄마 얘기를 들으며 모두 개개인의 이야기와

그 안에 스며들어 있는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어쩔 수 없이 내 위주로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지만,

중년이 다 되어 가며 느낀 점은 다른 사람의 입장도 한 번씩 고려할 수 있다는 것.

나 같은 딸로서 엄마를 바라보고, 엄마로써 할머니를 바라보고,

나와 같은 장녀로서 이모를 보니 모두가 타인의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결국엔 또 내 모습으로 보였다.


가족이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봤다고 해야 할까.

이번에도 혼자 살다가 가족과 함께하면서 부딪치는 부분과 서로 작은 생채기를 내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것이 관계의 기본값인 것 같다.


타인에게 마음을 열었을 때는 상처에 취약해지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기로 했다는 것.


가전제품을 오래 사용하면 크고 작은 흠집이 나듯, 나도 삶을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겼다.


흉이 남은 상처는 볼 때마다 싫어서 그 흉터를 덮어버리고 싶었다.


멋있는 훈장 같은 상처는 없다.

나는 왜 상처조차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도, 상처 위에 비슷한 상처가 다시 나는 경우도 허다한걸.


내가 상처받은 것을 생각했을 때는 끊임없이 사건이 생각나는데 내가 상처를 준 것에 대해서는

그만큼은 고사하고 그것의 반만큼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상처를 덜 주고 더 받는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겠다.


호오포노포노명상의 말.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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