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류류류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받은 상 이름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독서반딧불상.


지금 다시 찾아보니 학문에 대한 노력이라는 고사성어 적 의미가 있다.

언제부터 정확히 흥미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 내 머리에 각인된 시점은 상을 받았을 때 같다.


처음으로 상이란걸 받고 나니, 그 상에 맞게 정말 책을 많이 읽었다.


학교에서, 동네 도서관에서, 집에서.

우리 집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나뿐이었으나 '책을 읽는 사람'이라는 내 모습이 그저 좋았던 것 같다.

가지각색의 내가 몰랐던 지식을 알아가는 것 또한 즐거웠고.


말하기가 되려면 듣기부터 되어야 한다.

아기가 부모님의 소리를 아주 여러 번 듣다가 결국엔 자기도 그 말을 소리 낼 수 있는 것처럼.

글도 마찬가지로 쓰기 전 읽는 행위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 같다.

좋은 글을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


나에게 글은 세상의 수많은 지식을 습득하는 보물창고이자,

내 속마음을 절대 타인에게 들키지 않고 털어놓을 수 있는 비밀 친구다.


나는 글을 읽으며 세상에 대해 배우고,

글을 쓰며 나에 대해 알아간다.


글이란 오묘하다.

사람이 유일하게 글을 쓰는 동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추상적인 개념을 표현하고, 지식을 축적하며,

세대에 거쳐 전달하는 아주 복잡한 의사소통 시스템인 것 같다.


글을 오랫동안 읽지 않고 쓰지 않으면, 그래서인지 몰라도 머리가 약간 굳는 느낌이 든다.


한창 내 무의식 정화에 골몰했을 때도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일 때 쓰는 아침 일기,

몇 분만 있으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꿈을 기록하는 것,

하루에 할 일을 미리 정리해 두고, 하루의 마지막에 그날을 돌아보며 내 마음을 진정시키는 일기 등

항상 어떤 형식으로든 간의 '글'을 썼던 게 갑자기 인지가 된다.


'글'은 나에게 통로다.

내가 나를, 그리고 세상과 연결될 수 있게 하는 마법 같은 통로.


연말에는 글을 통해서 차분히 더 깊게 내면과 소통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