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by 류류류

한창 엄마랑 싸우고 있을 때 엄마가 불쑥 말했다.


"변했다, 니. 예전에는 감사하다는 말도 많고 마음도 가득했는데!" 그 말에 순간 멍해졌다.


학생 때는 고마운 것들이 참 많아서 그걸 재잘재잘 엄마한테 얘기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보다 훨씬 더 '사회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데 내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고?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니, 익숙해진 것들도 있겠지.

근데 그게 뭐, 감사하지 않는다는 말 속에, 감사해야 한다는 강압적인 느낌이 내 청개구리 본성을 발동시켰다.


감사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며, 그것들이 당연하지 않음을 알아채는 데서 생기는 감정이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기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재인식의 시간,

즉 감사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되면, 인지하지 못했던 '가진' 마인드를 소환한다.

그러면 가진 사람의 마인드로 세상을 보기에, 또 다른 많은 것들을 끌어당기는 효과도 낸다.

내가 어떤 물건에 관심이 있으면 그 물건이 갑자기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것처럼.


삶은 큰 흐름에서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나의 인지와 집중을 통해서 어떤 삶을 살아 나갈 수 있는지 어느 정도는 창조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것.


감사는 '고맙게 여기는 마음'으로 감사함을 느끼고 감사함을 표현하면 언제든 모두가 상생이었다.

작은 감사가 눈덩이처럼 큰 감사로 이어지기도 하고,

별일 아닌 일에 감사함을 표현 받는 일이 생기면, 그 일과 내 행위 자체의 평가가 아예 달라져 버리니까.


그래서 감사는 부드럽고 강력하다.

나는 가진 게 정말 많은 사람이다.


매일매일 인식하고 있지 않지만,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인 능력, 함께하는 따뜻한 사람들.

내 시간, 내 여유, 내 선택과 나의 자유.


이 모든 것이 길게 봤을 때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것임을 잘 알기에,

오늘 이 글을 쓰며 감사하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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