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는 하려던 일을 도중에 그만두는 것을 뜻한다.
감정과 생각은 늘 변하는 것이라,
하려던 일을 도중에 그저 그만두는 행위인데 포기라는 단어를 들으면
부정적인 단어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내 뇌를 바라본다.
끈기 없는 놈. 패배자. 노력하지 않는 사람. 약한 사람 등.
중립적인 의미의 단어인데,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부정적인 게 많다는 건,
나 자신이 포기한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기 때문인가 보다.
삶을 살아가면서 대부분의 커다란 흐름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진즉에 알았지만서도, 피부로, 온몸으로 부딪쳐가며 배운 나에게 포기는 시원한 후련함을 주기도 한다.
깊이 내 안을 들여다보며 생각해 보았을 때, 내가 진정으로 원하지 않고,
타인의 눈에 좋아 보여서 하려고 했던 여행.
그 여행을 가지 않기로, 다시 말해 포기하기로 마음먹고 비행기표와 숙소를 취소했을 때 오는 편안함.
어떤 것을 한다, 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선택에서 이 둘은 다른 것일 뿐 한쪽이 틀린 것이 아닌데.
포기하는 것도 종종 계속하는 것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포기하기까지 오롯이, 내가 정말 어떤 것을 원하는지 들여다보는 외로운 과정도 존재한다.
우리가 느끼는 것과 다르게 감정을 긍정적, 부정적으로 나눌 수 없듯이,
어떤 것을 하거나, 도중에 그만두는 것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이 토요일 밤 어떤 것을 포기해서 마음이 주눅 든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잔잔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과거의 나에게 그랬듯이.
너무 힘들면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너무 싫으면 때려치워도 괜찮다고.
너의 안위보다 더 중요한 건 세상에 없다고.
내가 20대 때 부모님께 듣고 싶었던 그 말을 담담하게 전하고 싶다.
항상 사랑할 거니 어떤 결정을 해도 응원한다고.
괜찮다고.
별거 아니라고.
다 지나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