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류류류

나는 너가 있기에 존재하는 개념이다.


남들과 다른 고유한 '나'는 무엇일까. 자주 얘기하는 '나답다'라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


어릴 적 나는 나의 부분만을 받아들이고 좋아했다.

가장 깊숙하게는 엄마가 사랑하고 좋아할 만한 내 모습, 친구들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모습,

미디어에서 이쁘고 매력적인 그런 모습 중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행동들을 보였을 때

나는 나를 인정해 주었다.

그렇지. 그게 좋은 거지. 하면서.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지 않은 모습들은 억눌렸다.


걔네는 청개구리 행동으로 한 번씩 세상에 빛을 발하곤 했다.

사춘기 때 엄마가 하라고 하면 그렇게 반대로 했던 말대꾸와 행동들.

그 어디에서도 이상적이지 않은 행동들을 하면서 세상으로부터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내 눈에

기름때처럼 보였던 나의 안 좋은 모습들.


가만히 있을 때 갑자기 내 몸이 더러운 모든 색깔과 모든 액체와 고체로 뒤덮이는 상상을 한다.

너무 더러워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던 그 막막하고 답답했던 기분.


너가 있기에 나가 있는 것처럼, 좋은 모습들은 안 좋은 모습을 거울로 비춰 나타날 수 있기에,

나는 그저 내 몸에 덕지덕지 묻어있는 그 부정적인 감정과 느낌과 생각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내가 바라보려고 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썩어버린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한 번도 애정의 햇살을 비춰준 적이 없기에.


의도치 않게 이 글을 쓰는 나는 지금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공원에 해를 마주 보고 앉아 있다.

따뜻한 햇살이 내 온몸을 감싸고, 차갑게 불어오는 공기가 햇살 사이로 나를 스쳐 지나간다.

좋다.


따뜻함도 차가움도.

모든 것이 상대적인 이 세상.


너들로 가득한 세상 속 나를 잃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인 ‘나답게’ 살아간다.

나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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