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휘몰아친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감사히 별 일 없이 단조로웠던 내 일상에 12월이 지금까지 벼루고 있다 날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많은 일들을 내 앞에 펼쳐놓는다. 그 앞에서 나는 그저 무력해져 그냥 주저앉게 된다.
생리 직전에는 유독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에 겨웁다.
1시간 앉아 명상을 하는 것도 오늘은 30분은 앉았다가, 30분은 반쯤 드러누워서 졸다 깨다를 반복했다.
겨우 일어났을 때 중학교 친구한테서 날아온 부고메시지를 보게 되었는데 이름이 두 개였다.
갑자기 정신이 차려지고, 지난밤 화재로 두 분 다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머니는 중학교 때 종종 친구 집에서 놀 때 뵈었던 분이라 침대에서 일어서자마자 눈이 시큰거렸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나에게 무작위로 던져지는 데,
이번 달에 던져지는 것들은 꽤나 무겁거나, 따갑거나, 타격감이 커 아프다.
이런 것들을 죽을 때까지 여러 번 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삶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진다.
회사 사무실이 답답할 때 나는 24층에 휴게공간에서 한강과 북한산을 바라보며 글을 끄적이며 쉬어준다.
10차선 도로에 비슷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수많은 차 들.
그 속에 앉아 운전하는 사람들은 어떤 12월을 보내고 있을까.
캐럴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을까.
클래식을 들으며 차분해하고 있을까.
락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을까.
트로트를 들으며 힘을 내보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나와 같은 개개인이 얼마나 다양한 12월을 보내고 있을까를 상상해보려고 하다,
머리에 과부하가 걸린 듯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진다.
오늘 저녁에 마산으로 나를 이동시킨다.
저런 차와 비슷한 이동수단인 기차에 내 몸을 싣고.
3시간가량되는 이동 시간 동안, 나는 서울부터 경남까지의 많은 나무들과 집들을 보게 될 텐데.
그 모두는 어떤 12월을 보내고 있을까.
오늘 밤 친구를 안아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눈물이 울컥 나온다.
같이 친한 친구도 일 마치고 자정에 가깝게 도착할 거라고 했다.
우리의 마음이 나중에라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감히. 바라본다.
무섭다. 떠나가는 모든 사람들.
두렵다. 변화하는 모든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