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큰둥

by 류류류

하루하루 너무 빨리 지나가고,

금세 연말이 다가왔다.


식당에선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내 마음도 깰랑깰랑 거리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시큰둥하다.

지나가는 찰나의 이 연말이.

꽤나 따뜻한 이 겨울이.

여러 일이 내 마음을 휩쓸고 간 12월이.


그래도 어찌어찌 지나간다.

지나가고 있다.

시간이 흘러가고 있으니까.


함께 명상을 다녀왔던 분에게 톡이 왔다.

현상의 일은

'일어날 게 일어난 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시큰둥하다는 건

사전적 의미로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달갑지 않아서

말이나 행동에 성의가 없고 시들시들한 태도라고 한다.


시들시들한 태도.

힘이 빠진 몸과 마음에 딱 알맞은 태도 같다.

시들시들한 태도.


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을 분석하는 사람이다.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시들시들한 태도를 가지게 된 이유가 뭔지 심리학적인 근거를 찾다

그 창을 닫아버렸다.


지금 당장 무슨 소용이냐 내 태도가 지금 시들시들한걸.

오늘은 내 태도가 왜 시들시들한지,

이게 방어기제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지,

여러 복합적인 이유를 탐색하고 분석하지 않겠다.


그러기엔

난 요즘 피곤하고,

시들 거리니.


온전히 시들시들한 이 태도도

평생 가지는 않을 거니

그저 미워하지 않고, 함께해 주겠다.


시들시들함이 연말에 외롭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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