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어제 2시까지 본 수많은 쇼츠들이.
나의 하루에 큰 즐거움 중 하나가
하루 일과를 다 끝내고 이불속에 쏘옥 들어가서
뜨뜻하게 데워진 이불에 내 몸을 파묻고
이런저런 영상도 보고, 인터넷도 하는 건데.
이게 조금 지나쳐버려 진 것 같다.
지나친 만큼 즐거움도 커지면 모르겠으나,
그 이후론 하향곡선을 그리는데, 뇌는 그저 이런저런 다른 것들을 보길 원하고.
책을 읽거나, 긴 영상을 보거나, 사색을 하는 데는
에너지가 든다. 머리도 써야 하고.
그러나 단편적인 콘텐츠들을 무지성으로 받아들일 때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저 계속. 본다고 생각하며 본다.
물론 감동적인 것을 보면 코도 시큰하고,
웃긴 걸 보면 하하핫 하고 적막한 집에서 웃기도 하지만,
그다음 날인 오늘 오전에 생각해 보니
내가 본 것 중에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무엇을 보고 울고 웃었는지.
그래서 오늘부터는 10시 이후에는 폰을 저어 현관 쪽에 놔두려고 한다.
인터넷 선도 뽑아버리고.
무언가를 줄이려고 할 때 내가 애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그것을 하는 것을 최대한 귀찮게 만드는 것.
저녁을 먹으며, 소소하게 콘텐츠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아예 그만둘 생각은 없지만 (현재는)
3,4시간을 연달아 침대에서 조그만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계속할 생각이 없다.
오늘 저녁부터는, 10시에는 연결을 모두 끊어버려야지.
하루 종일 연결돼있는 것에 피로함도 풀 겸.
주말이 기다려진다. 무척이나.
어느 연예인이 나와서 자기는 12시간 정도 자야 피로가 풀린다고 하는 걸 보고,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잠이 많고, 게으르다는 생각이 늘 나를 따라다녔고,
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묘한 차가운 눈길이 있다.
나는 지금도 유연근무제를 활용해서 10시에 출근해서 7시에 퇴근하고 있는데,
나에게 딱 좋다.
확신하는 게, 폰을 쳐다보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빨리 자게 될 테니까.
그래도 조금 일찍 자보자.
조금 덜 피곤하도록.
내 몸과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