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갑자기 그녀가 태어났다.
엄마 콤의 첫 번째 그녀 출산기록 1
(feat. 고혈압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2022.08.24 (D-2) _ 38주 4일
이 날의 병원진료가 임신 전 마지막 진료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동안 진료 때마다 별 문제가 없었고 또 담당 교수님이 당연히 만출 가능하다고 하셨기에 40주에 가깝게 출산예정일을 잡았던 터라 가볍게 진료실로 들어갔더랬다.
그런데 진료 직전 가벼운 마음으로 쟀던 혈압의 측정값이 뜻밖으로 높게 나오더니 스틱 소변 검사의 결과가 단백뇨 1단계의 색상을 가리키면서 갑자기 상황이 급 반전되었다.
담당 교수님은 내손을 꼭 잡고는
“찰싹이(태명)엄마, 혹시라도
1. 눈앞이 흐리거나
2. 두통이 지속되거나
3. 몸이 붓거나
4. 혈압이 140/90 이상으로 계속 유지될 경우
임신중독 가능성이 있으니까 무조건 분만실로 입원해야 해!“ 신신 당부하며 소변검사를 재실시했다. 다행히 재실시한 소변검사에서는 단백뇨가 검출되지 않았기에 입원할 뻔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2022.08.25 (D-1) _ 38주 5일
그렇게 돌아온 나는 잠을 푹 자고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집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오후 5시쯤 문득 혈압을 재게 된다.
그런데 몸은 아무 이상이 없는데 혈압이 160-170/105로 계속 높게 나오는 게 아닌가..
교수님이 당부한 증상 가운데 현 상태가 4번(혈압이 140/90 이상으로 계속 유지될 경우)에 해당되었기에 급하게 병원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분만실 간호사선생님은 현재 담당 교수님이 퇴근하셨으니 당직 교수님에게 진료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한다.
간호사 선생님의 무덤덤한 목소리에 나도 ‘그래 뭐 별일 있겠어? 가볍게 진료 한번 더 보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퇴근한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입원물품과 출산가방도 챙겨간 것이 신의 한 수가 될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다. 아.. 집에서 목욕이라도 하고 갈걸..
오후 8시.
분만실에 도착하자 간호사 선생님이 남편은 밖에서 대기하라고 하고 나는 병원복으로 환복 후 속옷은 입지 말고 컵에 소변검사를 하라고 한다.
아묻따 입원은 당연히 진행되었고 (남편이 일단 1인실 2일 예약) 병원에서도 혈압은 계속 높게 150-160/100 이상으로 측정되었다. 간호사 선생님이 갑자기 분주해지며 내진을 해야 한다고 하였고 이전에 담당 교수님이 했던 내진을 생각했던 나는 간호사 선생님의 내진 손길에 악 소리를 질렀다. 내진 이후 출혈이 있었고 내진이 이렇게 겁나 아픈 거구나.. 처음 알았다.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8시 50분.
지옥의 내진을 경험한 후 분만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코로나 검사를 한 남편과 나는 가족분만실이라는 병실에 입원을 하게 된다. 내진할 때 내가 너무 소리를 질러서 밖에서 대기하던 남편은 무슨 일이 난건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저녁을 못 먹은 남편을 입원 전에 저녁을 먹게 하고 가족분만실에 덩그러니 있으니 간호사 선생님이 면도기를 들고 때맞춰 들어온다.
집에서 출산 전날 여유롭게 하려던 제모는 간호사 선생님의 거칠고 빠른 손길에 의해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계속 높은 혈압 탓에 소변줄을 꼽아서 하는 무균 소변검사까지 하게 되었다. 결과는 단백뇨 없음. 이후 혈압약이 두 번 더 투약되었고 덕분에 혈압은 조금 내려 140/100이 되었다.
이렇게 출산은 급물살을 탔고 내일 새벽 6시경 촉진제를 맞기로 하였다.
아.. 나는 이렇게 갑자기 내일 출산을 하게 되는 운명인 건가.. 하며 입원 후 소변검사가 아닌 첫 소변을 보았다.
10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간호사 선생님의 두 번째 내진이 이루어졌고 질정을 삽입했는데 거어어어업 나 아프고 출혈이 많았다. 이제부터는 누워서 소변을 봐야 하며 2시간마다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간호사 선생님은 퇴장하셨다. 남편은 내진할 때마다 가림막 뒤에서 전전긍긍하며 소리를 지르며 아파하는 나를 많이 걱정했다.
10시 30분.
혈압을 다시 측정해 보니 혈압이 또다시 높아져 155/105(왼) 144/105(오)가 되었다.
11시.
혈압약을 재 투여하였고
11시 45분.
내 기억이 맞다면 기저귀를 뗀 이후 내생에 처음으로 누워서 소변을 보았다.
혈압약 덕에 혈압은 136 정도로 내려갔다.
그런데 자궁문을 열어준다는 그 질정 때문인지 다리가 떨리고 배가 조금 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