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중 하나인 여자.
내가 힘들 때, 기쁠 때 가장 먼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여자.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여자.
내가 엄마를 떠올릴 때, 항상 함께 생각나는 여자.
언니는 나의 두 번째 엄마다.
어린 시절, 질투 많고 욕심 많은 둘째 동생을 업어 키운 사람은 자기도 꼬맹이 여자아이였던 언니다.
언니는 동생보다 순진하고 맹한 스타일이었다.
동생에게 양보해야지, 하는 엄마들의 단골 멘트는 우리 엄마에게는 필요 없는 말이었다.
언니는 항상 동생들을 예뻐했고, 양보했으며
자신이 먹는 거보다 동생들 먹는 모습 보는 걸 더 좋아했다.
언니는 속이 없을 정도로 착했다.
어렸을 적 언니의 친구가 놀러 오면 친구가 집에 가는 것이 싫어
우리 집에서 제일 예쁜 인형과 장난감을 주었다고 한다.
그런 언니 친구에게 왜 언니가 제일 예쁜 거 가져? 우리 언니꺼잖아, 집에 가! 하고 심술부리는 역할은 나.
속 없는 첫째와 막내 사이에서 사이다 발언을 하는 둘째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우리 엄마였다.
나의 심술에 울며 집에 돌아가려는 친구를 붙잡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언니는
그런 여자였다.
언니는 첫 직장을 가졌을 때 월급을 모두 동생들에게 나눠주었다.
두 번째 월급은 부모님에게 드렸다.
자신이 넉넉하기보다 동생들이 걱정 없이 공부를 하고
그동안 고생한 엄마, 아빠에게 작은 행복을 주고 싶어 했다.
언니는 멋진 첫째 딸이 되고 싶은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