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시,김도훈,최양락,염정아,김준한이 읽어주는 책 들어보세요
250827 첫여름,완주 (김금희)
배우 박정민이 김금희작가에게 제안하여 만든 듣는 책입니다. 고민시, 김도훈, 최양락, 염정아 그리고 김준한 배우가 참여했다고 하네요.
듣는 책이다 보니 해설과 대사로 이루어져 있고 주인공들의 대사가 아주 많습니다. 어린 시절 비디오가게 막내로 할아버지에게 사랑받으며 지낸 열매는 십여년 뒤 냉소적이며 타인에게 무관심한 그리고 온갖 불운을 짊어진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백 번 마주치는 타인들 모두가 궁금했다. 묻고 싶은 충동은 열매의 외로움과 관련이 있다는 걸 이제는 알았다. 그런 질문은 결국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이었음을. 하지만 받지 못한 사랑에 대한 트라우마가 절대 유기되지 않겠다는 자기 보호로 이끌었고 그렇게 해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나서는 더 깊은 외로움에 빠져들었다. (152)’
글자를 모르는 할아버지에게 비디오에 나오는 인물들 성대모사를 하며 자막을 다 읽어줬던 덕에 성우가 되었지만 12년 사귄 애인에게 버림받고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하고 병까지 걸린 데다 6년을 같이 산 룸메이트 수미에게 전재산 천이백만원까지 도둑을 맞아서 우울증으로 성우로서의 생명인 목소리까지 잃게 되었거든요. 목소리가 아예 안나오는 건 아닌데 덜덜덜 떨리는 모기목소리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자포자기하던 열매는 문득 룸메이트 수미의 고향집으로 가서 떼인 돈 천이백만원을 받으려는 마지막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떠납니다. 그 여름, 완평읍 완주로.
완평읍도 완주도 가상의 도시라고 하는데요. 도시의 고난에 패해 찾아간 완주도 파라다이스는 아니었습니다. 수미의 어머니는 다 쓰러져가는 장의사 겸 매점을 하고 있었고 암투병 중이었고 십여년 전 수몰 사건으로 아이들까지 떼죽음을 당한 일로 흉흉한 동네가 된데다가 개발 세력과 반대 세력의 다툼으로 조용한 시골 동네는 반목과 견제가 난무하였구요. 갈 곳이 없어진 열매는 수미의 어머니가 지나가는 말처럼 던진 말에 (돈을 받아내기 위해)수미의 방에서 지내며 어느새 이 뒤죽박죽인 동네에 스며들게 되는데요. 꿀벌과 함께 사는 인간계가 아닌 듯한 신비롭게 잘생긴 남자 동경의 등장도 한 몫한 것 같습니다. 장의사 겸 매점에서 새로운 메뉴도 개발하고 비장의 무기 베이킹까지 등장하는데요. 열매의 제 2의 인생은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을까요? 오디오북으로 제작되어 생생함이 넘치는 그여름, 완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