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희 번역가의 '스타벅스 일기'
무라카미 하루키, 마스다 미리 등 유명작가의 작품을 번역하고 있는 권남희 번역가님의 에세이입니다 딸이 독립후 빈둥지 증후군을 극복하고자 매일 집근처 스타벅스 5군데를 전전(?)하며 번역 일을 했는데 이 때 그 날 먹은 메뉴, 번역작품, 주변인 관찰 등을 일기로 쓴 게 어느새 2년이 되었고 이렇게 책으로도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되게 오지랍있고 따뜻한 분인데 소심해서 말도 못 걸고 내적 갈등만 하는 모습이 보통의 사람들과 너무 비슷해서 내적 친밀감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스벅 메뉴도 알게 되고 일본 작품 번역 이야기도 재미나네요
무라카미 하루키나 마스다 미리는 너무나 유명해서 말할 것도 없고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번역가님이시도 해서 더 친밀감 상승요(온다 리쿠 작가님 글 정말 잘 씁니다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한 달간의 콩쿨 이야기 '꿀벌과 천둥'도 강추!)
저도 주로 카페에서 시간 보내며 읽었어요 스토리 연결이나 박진감가는 빅재미랑은 결이 다르다 보니 성당 가방에 넣어두고 미사 마치고 나오면서 카페 들를 일 있을 때마다 읽다보니 엄청 오래 읽었어요 근데 읽으면서 소소하게 웃기고 귀엽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인상적인 구절 몇 개 옮겨 적고 마칠게요
우리 몸에서 가장 부드러운 혀지만, 부처님은 혀가 몸속의 도끼라고 했다. 도끼를 잘 간수하지 않으면 제 몸을 찍는다고 했다. 나도 그 도끼로 내 몸을 찍은 적이 많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볼 때 가장 후회되는 점은 인생을 좌지 우지할 선택의 순간들이 아니라,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다.
혀로 맛을 볼 때는 즐겁게, 말을 할 때는 신중하게.(77)
별로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실수를 하면 자책하기보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다독이는 편이다.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실수라 해도 더 큰 금액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애써 진정한다. 오늘 일로 인해 앞으로 사이렌오더 주문을 더욱 신중히 하게 될 테니 유의미한 실수였다. (97)(주.사이렌 오더를 다른 지점으로 해서 허겁지겁 뛰어갔으나 이미 토스트는 싸늘하게 식은 어느 날)
기쁨도 주고 아픔도 주고 보람도 주고 상처도 주는 것이 자식이지만, 부모도 자식한테 그런 존재 같다. 그런 부모가 되지 않으려고 조심하지만, 부모가 됐다고 갑자기 인격체 완벽해지는 건 아니어서 말이죠.(269)(주.스타벅스에서 다 큰 딸에게 음료와 케이크 사주고도 같은 자리 앉지도 못하고 투명인간 취급당하며 외면당하는 중년의 어머니를 본 날.화장실에서 만나 얘기 들어보니 28살이고 취준생 딸인데 아빠에게 구박받아서 뛰쳐나갔고 엄마가 뒤따라 나온 듯함.작가님은 자기 딸이랑 동갑이라 그 어머니가 너무 짠했던 거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