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멸종

'도둑맞은 집중력'과 '편안함의 습격' 의 그 어딘가

by 카오루맘

이 책은 문화비평가이자 역사학자인 크리스틴 로젠(미국 기업연구소 선임 연구원)이 인공지능의 폭격을 받아 대면 소통, 손으로 쓰고 그리는 경험, 기다림, 감정, 공공성에 대한 감각으로 대표되는 직접 경험이 소멸해 가는 21세기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대중문화, 과학, 정치,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을 조사하여 엮은 책입니다. 그녀는 기술의 발전으로 불편함(=인간적인 경험)이 사라진 공간에는 모든 삶의 능력을 기술에 맡겨버린 텅 빈 인간만이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책을 읽지 않고 기기에게 요약해달라고 하는 일은 독서의 종말을, 문서 작성을 인공지능에게 맡기는 일은 생각의 종말을, 지시어만을 입력해 그림을 얻는 일은 창작의 종말을 앞당긴다고 보았습니다. 그녀는 경험의 멸종은 선택이며 우리가 기술로 매개되지 않은 현실의 혼란과 마찰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인내와 즐거움 같은 우리가 잃어버린 경험을 되찾아야 한다고 이 책에서 풍부한 사례를 들며 역설하고 있습니다.

도둑맞은 집중력, 편안함의 습격과 주제가 상통하며 세 권 모두 번역서로 잘 읽기 힘들 수 있습니다 셋 중에선 이 책의 가독성은 중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데 1달 정도 걸렸습니다(그 사이 다른 책 4권을 읽음)이 세권 중 하나만 읽는다면 저는 편안함의 습격을 추천합니다

대면의 경험-물리적인 세계와의 일상적인 만남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강화한다. 놀라움, 불쾌, 불편 그리고 뜻밖의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관심은 가장 희귀하고 순수한 형태의 관대함이다. 물리적으로 구현된 존재로서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말로 하지 않은 서로의 감정을 느끼고 서로의 얼굴을 보고 서로의 몸짓에 공감하는 것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87)

손글씨는 집중을 요구하기에 아이들이 문자 언어에 주의를 기울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시각적 자극이 문자와 단어로 변하는 이 영역(뇌의 방추형회)은 우리가 무언가를 종이에 기록하기 전에 시각화해주는 마음의 눈이다(99)

실체가 있는 물건을 만들거나 악기를 연주할 때 우리는 자기 주도적으로 집중하게 된다(110)

과거보다 늘어난 로드레이지사건(보복운전으로 인한 폭행,살인)의 뿌리는 성급함이다. 과거보다 다른 사람에게 참을성을 발휘하지 못하여 운전중에 인지된 사소한 모욕에 과잉반응을 하는 것이다. 현재에 이런 일이 많아진 이유는 일상 생활의 끊임없는 가속화가 원인이다. 일상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다릴 수 있는 것, 기다려야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요즘 기다리지 않고 서로에게 바로 연락할 수 있는 것에 익숙해졌다. 온라인 동영상의 로딩이 느리면 재생을 포기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초안에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으면 시청을 포기한다. 속도에 길들여짐에 따라 모든 것에 대해 점점 더 참을성이 없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예전에 괜찮았던 질문들(날씨, 회사, 전화번호, 상점영업시간 등)을 던질 필요가 없다.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의사소통방식이 모두 부담이고 비용이라며 불만을 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관계 유지를 마치 할 일 목록에 올릴 항목정도로만 여기며 그런 편의성을 중시하느라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잃고 있는 것이다. (140~144)

정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는 명백하다 정보는 수용자의 주의를 소비한다. 많은 정보는 주의의 빈곤을 낳는다. 많은 정보는 지루함에 대처할 때 자기 조절을 어렵게 한다(150)

모든 불행은 조용한 방에 홀로 앉아 있을 능력이 없는 데에서 비롯된다(151)

우리가 좇는 오락거리는 우리의 시간만 소모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 습관도 소모한다. 공감과 같이 시간을 들이고 인내심을 발휘해야 형성되는 정신적 습관까지 말이다. 즉각적인 보상(소셜미디어의 피드백)에 익숙해져서 일상에서의 상호작용은 덜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152)

지루함이 없는 문화는 과거 틈새시간을 활용하던 백일몽(딴생각)을 약화시켰다. 생산성과 유용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백일몽은 케케묵은 용어처럼 보이겠지만 딴생각은 수많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창의성, 기억 강화, 과거를 기반으로 한 미래 지향적 사고,미래 계획, 성찰 등. 데카르트는 침대에서 천장에 있는 파리를 바라보다 좌표 기하학을 생각했고 아인슈타인은 전차를 타고 가며 베른 탑을 보다 특수 상대성 이론을 생각해냈으며 테슬라는 숲을 산책하다가 교류 전류를 고안해냈다. (154)

기다릴 줄 아는 문화에서는 힘을 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쉽다. 일부 진화생물학자들은 상호 이타주의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인내가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을성 있는 사람이 더 협력적이라는 결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관대한 기대감과 지연에 대한 건강한 태도를 받아들이고 기다림을 오락거리를 찾는 변명이 아닌 백일몽과 유휴시간의 기회로 해석하고 서로에게 더 인내심을 가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고 하지 않았는가. (167)

사진으로 담고자 하는 충동이 즐거운 현재를 오염시킨다. 사건의 기록이 그 의미만큼 중요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268)

가상커뮤니티가 공적 공간에서 타인과 교류하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우리는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바로 앞에 있는 좌석이 필요한 노부인을 알아보지 못한다. 모르는 사이에 저지르는 일상의 무례함은 공적 공간과 공공 생활의 질에 누적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실세계의 공유 공간을 덜 사용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가상 세계를 찾게 되고, 연쇄 반응으로 고립이 더욱 심해지며 유형적 공유 공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줄어든다.

20세기 사회학자들은 공적 공간에서의 모든 만남을 상징과 행동이 가득한 작은 사회 시스템으로 보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는 공적 공간에서 분리된 경계상태를 유지하는 매우 예민한 능력을 기르게 되었다. 주변사람들과 교류하지는 않지만 사실은 교류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방심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은 사회적 합의를 뒤엎었다. (나가오카 대학교와 도쿄대학교의 실험 결과)휴대전화에 주의를 빼앗긴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 뒤에 있는 모든 보행자의 통행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냈다. 서로의 움직임을 예상하는 상호 기대(미묘하면서도 복잡한 비언어적 상호작용)가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사람으로 인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304)

오늘날 잠깐의 휴식 시간에도 바로 주의를 빼앗는 즐겁고 저렴하고 효과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우리는 적절하고 공정한 일, 항상 즐겁지는 않지만 예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다. 예의는 배려의 한 형태다. 그 목적은 내가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타인을 보호하는 것이다. (305)

환경은 그것이 형성된 방식에 따라 경험을 더하거나 빼는 능동적이고 독재적인 힘이다. 제 3의 장소와 공적 공간이 사라지면 뜻밖의 경험을 해볼 기회도 사라니다. 그 자리를 종종 기업화된 스타벅스와 같은 공간이 차지한다. 예측 가능하고 균질화된 외관의 스타벅스에서 ᅟᅩᆫ님들은 서로 소통하기보다는 온라인 세계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낸다. (311)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기술은 양면적이다. 기술은 해방의 도구이자 억압의 도구다. 기술로 가능해진 매끄러운 삶에 다시 마찰을 도입해야 한다. 더 많은 대면 상호 작용에 참여하고 공적 공간에서 다른 사람을 더 주의 깊게 살피고 배려하며 스마트폰 사용을 최소화할 것을 권장하는 공적 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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