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저티프로젝트 Apr 26. 2022

주 4일, 먼저 해봤습니다.

진저티프로젝트의 주 4일 한 달 실험기

진저티프로젝트(이하 진저티)는 개인과 조직의 건강한 변화를 위한 실험실입니다. 변화를 읽고, 지식을 짓고, 네트워크를 디자인합니다. -라고 설명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조직의 문화라는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다양한 파트너와 건강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함께 공부한 것을 조직 내에서 실험하면서 우리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2022년 1월, 주 4일 근무 실험을 해본 기록을 함께 나눕니다. 



왜 주 4일 근무였나요?

저는(프로덕후) 주 5일 근무가 시행된다고 했을 때 주 6일 근무를 하지는 않았지만 토요일에 학교를 다녔던 기억은 있어요. 예전 직장의 상사 한 분은 토요일에 일을 하고 본인 결혼식을 갔었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충격을 받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주 5일 근무가 대다수에게 일상이 된 것처럼 언젠가는 주 4일 근무도 보편적으로 퍼져나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마침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1월이 이 실험을 하기에 적절했지요. 



어떤 식으로 실험했나요?

수요일이나 금요일 등 특정 날짜를 정해서 일괄 쉬는 대신에 매주 월요일마다 어떤 요일에 주 4일 실험을 할지 서로 공유했습니다. 각자의 주 4일 실험일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구글 캘린더에 일정을 기록해두었지요. 주 4일 실험일에는 어떤 제한도 없었습니다. 단 한 가지를 빼고요. 바로 기록을 남길 것!



진저티플은 주 4일을 어떻게 보냈나요?

*진저티플은 진저티 구성원을 부르는 말이에요.



#휴식 #치유와 회복

왠지 슬픈 물리치료 인증샷

"2021년 연말 코로나에 걸렸어요.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근무 일수를 조정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주 4일이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힘이 생겼어요. 저의 주 4일 실험은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이었어요. 한의원을 다니면서 꾸준하게 치료를 받고 약을 먹었고, 집에서 푹 쉬기도 했고 체력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운동도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래도 하루는 카페에 노트북을 들고 가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는데 무척 행복했어요." 


"병원을 싹 돌았어요. 바빠서 진료를 미루기도 하고 주말에 가면 사람이 많아서 대기 시간이 길었는데 평일에 병원에 가니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사람들과의 연결 #영감줍줍 

의정부 미술 도서관에서 보낸 시간

"책을 꾸준히 읽고, 공부하는 습관을 도왔고, 새로운 자극을 받을 기회가 되었어요. 가깝게 지내는 교수님과 국립현대미술관 관람도 하면서 영감 충만한 날을 보냈네요."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들어온 지인을 만났어요. 경력 단절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평일에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의정부 미술 도서관에서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받고, 창덕궁에서 산책을 하며 리프레시되는 순간을 보냈어요." 



#자잘한 일 쳐내기 

덕분에 성공적인 독립


"독립 준비를 하느라 짐을 싸고 물건을 사러가야 할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요.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하려면 힘들었을 텐데 주 4일 실험일에 일정들을 잡아놓으니 마음이 편했어요. 덜 붐비고 덜 힘들었네요."

 

"코로나 백신 접종이나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미루지 않고 처리하기 좋았어요."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 있었나요?

주 4일 실험을 한다 했지만 막상 그날 전체를 온전하게 쉬기 어려운 날도 있었습니다. 책 출간을 앞두고 인쇄소와 소통하기도 했고, 꼭 그날까지 처리해야 하는 행정업무도 있었고요. 진저티의 일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을 정리해가는 시간이 필요한데, 각기 다른 주 4일 실험일을 정하니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주 4일로 근무하게 된다면 모두가 비슷한 요일에 쉬는 것이 조직 안에서나 다른 조직과 소통할 때도 편할 것 같아요. 진저티는 여러 미팅이 많은데, 일정들을 옮기고 조율할 때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어요."




개인은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주 4일로 일하면 워킹 아워가 확 줄어들어서 그 주간에 할 일을 잘 계산해서 배분해야 해요. 그리고 저는 실험일에 아무 일도 안 하고 쉰다는 마음보다는, 조금 일을 한다는 마음을 가진 게 오히려 편한 것 같아요. (다른 이야기지만 실험일에 집에 있으면 뭔가 집안일을 더 해야 하거나 시킬 것 같은 이상한 압박감도 있어서 가족들에게는 재택근무한다고 했어요. ㅎㅎㅎ)"


"미리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한 주 4일은 변수의 연속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변수가 생겼을 때 변경할 수 있는 계획과 반드시 그날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리 생각해 두지 않으면 휴일이라 부르기에 만족스럽지 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더라고요. 그렇지만 '실험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의 온도가 한결 내려가는 것도 느꼈어요."




조직은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휴일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요. 한 주를 시작할 때 무슨 요일이 누구의 휴일인지, 그날 업무는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지 미리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휴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혹시라도 휴일에 업무나 다른 변수로 충분히 휴식하고 오지 못한 구성원이 있다는 것을 조직에서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어제 쉬고 왔으니까 오늘 더 성과를 내야지’ 하는 방향의 요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별한 매뉴얼이나 명문화된 형식도 좋겠지만, 이런 식으로 앞으로 보낼 휴일과 보낸 휴일에 대해서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하나의 장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주 4일 실험 기간 동안 연차 휴가는 써도 되는지, 쓴다면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어요. 정부 차원에서 주 4일을 시행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주 4일 근무를 하게 될 경우 현행 4대 보험 기준이 되는 근무시간도 어떻게 맞춰야 할지도 고민이 되고요. 그렇지만 모든 규칙을 다 예측하고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진저티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조직에서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하나씩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네요."




더 나은 주 4일 실험을 위해 제안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쉬는 날’에 대한 새로운 단어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주 4일로 일을 한다 해도 주변 관계자들이나 프로젝트 일정으로 인해 온전히 쉬지 못할 때 ‘쉬는’ 개념을 쓰게 되면 마음이 아쉬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주 4일 실험 동안에 Recharge(재충전), Reflect(회고), Refresh(휴식), Recovery(건강)하는 시간을 보냈는데요. 여기서 이름을 따서 ‘Re:day’라고 부른다면 그 콘셉트 안에서 우리가 자유롭게 원하는 형태의 쉼을 기획해보고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주 4일 실험은 계속되나요?


일단 1월 한 달만을 실험해보기로 했기 때문에 지금 주 4일 근무는 하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다시 주 4일 실험을 하게 된다면 위에서 나왔던 내용들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난 뒤 실험해보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 나눌 이야기도 잘 기록해서 나누려 하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주 4일 실험 글을 기대해주세요! 




글: 프로덕후 (강진향, CreaTeave Mediator) 





진저티프로젝트

개인과 조직의 건강한 변화를 위한 실험실입니다.

변화를 읽고, 지식을 짓고, 네트워크를 디자인합니다. 

Website https://www.gingertproject.co.kr

Follow us on instagra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