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버스킹을 즐겨보신 적 있으신가요?
노래하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이 각자의 순간에 마주치는 버스킹.
버스킹은 누군가의 삶을 노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버스커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지나가는 사람을 위한 이야기일 수도 있죠.
안녕하세요 저는 진저티 프로젝트에 2월에 입사한 신입사원 '후드티 버스커' 영재예요! 직함과 함께 간략하게 저의 소개를 해보자면...! 매 순간이 음악과 함께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때 인디밴드 기타리스트로서 활동했었던 음악인이랍니다! 진저티에 오게 된 이유는 '공감'이라는 가치를 전하고 싶어서였어요. 서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사회에서 서로를 돌아보는 이 가치가 가장 절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그래서 후드티를 입은 편한 이웃이자,자유롭게 여행하며 음악으로 위로를 전하는 버스커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HoodTea Busker’로 직함을 정했답니다!
진저티에 들어오기 전에는 사실 어떤 조직인지 잘 몰랐어요.! '좋은 일을 한다.' '대화가 많은 조직이다.'라는 몇 가지 정보밖에 없었죠. 그렇게 3달이 지난 지금 진저티는...! 여전히 어떤 조직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나의 문장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다양하고 깊은 조직이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하나로 정리하기보다는, 그동안 신입사원으로서 제가 느낀 '진저티의 특별한 점'을 몇 가지 말해보고자 해요!
1) 따로 또 같이
진저티는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진저티플(GingerT people) 각자의 특성에 맞게, 각자 맡은 업무의 특성에 맞게, 근무 환경을 선택할 수 있답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 지금 글을 쓰는 저는 재택근무를 선택했어요. 저는 글을 쓸 때는 머릿속 생각들을 혼자 정리할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글을 쓰는 창작 작업외의 업무는 주로 사무실에서 한답니다. 이렇게 개개인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하고 있어요. 하지만 따로따로 일하면, 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진저티는 공유 채널을 통해 아침에 오늘의 근무 환경과, 자신의 업무를 공유한답니다. '나 여기서 이렇게 일하고 있어. 따로 있지만, 같이 업무를 하는 거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거죠. 업무를 공유하고 나면, 일이 여유로운 진저티플은 일이 많아 보이는 진저티플에게 연락해서 서로 업무를 돕기도 해요. 만약 나의 업무가 오늘 조금 여유롭다면, 먼저 연락해서 도와드릴 건 없냐 물어보고, 역으로 내가 바쁠 땐 도움을 받는 거죠. 현대판 '품앗이'라고 할까요? 아니 어쩌면 우리의 일을 공동으로 만들어간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에, '품앗이'라기보단 '공동 경작'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이렇게 진저티는 서로에게 쌓여온 신뢰를 바탕으로 '따로, 또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2) 조직원의 성장 > 조직의 성장
진저티는 조직의 성장보다 조직원의 성장에 집중하는 조직이에요. 어떤 일을 하든, '진저티플에게 무엇이 남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답니다.저도 '어떠셨어요?' 질문을 하루에 다섯 번 이상 듣는 것 같아요. 진저티에서는 서로 '이 프로젝트가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끊임없이 묻고 있어요. 매 순간 나와 팀원의 현주소를 인지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순간들이 쌓여 자신과 세상에 대한 배움으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찾은 귀한 배움이, 말로만 끝나면 또 잊어버리게 되잖아요? 그래서 진저티플에게는 각자의 울림을 기록하는 '항해일지'가 있어요. 나에게 남았던 순간들, 기록하고 싶은 순간들을 영원히 간직하는 거죠. 기록을 공유하면서 사람마다 다른 울림들을 관찰하기도 해요. 같은 업무를 해도, 사람마다 느낀점이 다르니까요!
3) 관찰, 나눔, 공감: 따뜻함과 효율
진저티는 관찰하는 조직이에요. 서로에게 관심이 많아요. 저는 처음 들어와서 한 달 동안은 정말, 모두에게 관찰당하는(?) 느낌이었답니다. 파브르도 곤충을 이렇게까지 관찰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니까요. 진저티가 말하는 관찰은 외면뿐 아니라 내면까지 포함하는 관찰이에요. '어떠셨어요?' 질문을 수시로 던지는 것과 '항해일지'를 공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랍니다.
이렇게 서로 관찰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업무 외적으로는 서로 알 수 없는 삶의 영역들이 있어요. 그래서 월요일마다 주간 회의에서 각자에게 있었던 개인적인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답니다. 열심히 관찰하고, 회의에서도 각자의 상황을 공유하는 이유는 서로의 맥락을 알고 공감하기 위해서예요. 기계적으로 어떤 일을 나눠서 한다기보다, 한 사람으로서 존중하고, 상황을 배려하며 업무를 나누는 거죠. 서로의 강점을 알고, 각자 강점에 맞는 업무를 맡기도 하고요. 진저티는 관찰과 나눔으로 얻은 공감 속에 따뜻함과 효율을 모두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진저티의 독특한 문화에 적응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대화가 많고 유대감이 강한 것이 진저티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었고, 이 유대속에 들어간다는 막연한 이상속에 행복한 마음을 품었었는데, 막상 저는 그런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던 거예요. 근무 시간 내내 옆에 누가 말을 걸어오고, 누구와 대화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이전 직장에서는 회사에서 일할 때, 업무 이야기 빼고는 한마디도 안 했었거든요. 신입이니까 또 챙겨주시고 알려주시려고 계속 물어보시니, 저는 조금 어색하고 힘들었어요. 자꾸 어떠셨냐고 물어보면 솔직한 속마음은, "자꾸 물어보니 힘들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할 말도 없는데..." 였습니다. '어떠셨어요?'에 대답할 때마다,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는 느낌도 있었어요. '왜 나를 이렇게 관찰하지?' 어디까지 털어놔도 되는 거야?' 진저티 사람들이 좋은 것은 알겠는데, 제 마음이 제 마음만큼 쉽게 열리지 않았어요.
일을 할 때도, 기존에 제가 추구해온 속도와 달랐어요. 학교생활과 인턴을 거치면서 기계적인 사무작업과 빠른 일 처리에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진저티에서는 나에게 남는 게 더 중요하다며,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하나하나 읽고 확인하면서 수기로 작성해야 했어요. 당연히 실수도 더 많이 나오면서, 자신감이 떨어졌어요.
'이런 단순한 작업도, 못하다니...' 아무것도 못 하는 느낌이었어요. '이건 나의 진짜 모습이 아닌데...' 효율만을 중시하며 빠른 속도감에 살아온 저로서는, 느린 속도가 '무능'이라고 여겨왔던 거죠. '긍정적이고 빠른 일 처리를 하는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프라이드가 모두 무너졌어요. 내가 생각하는 나의 기준에 닿지 못한 제가 싫었어요.
자괴감에 빠져서, 결국 가장 감추고 싶은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진저티에게 드러냈어요. 짜증 나고, 지쳐있는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들고 출근했죠. 그런데 진저티는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잘하고 있다고, 나도 힘들었다고. 기다려줬어요. 현선 이사님이 상담해주시기도 했고요.
결정적으로 진저티에 대해 모든 경계를 풀었던 순간은, 몸이 아파 재택을 선택했을 때였어요. 한창 자괴감이 가장 심했었고, 힘들었던 때였거든요. 거기에 몸까지 아파서 가장 큰 무능을 느끼고 있을 때. 아무도 저를 봐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던 그때, 모든 진저티플이 DM과 전화로 안부를 물어주시고 진심으로 걱정해주었어요. 그때, 제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내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가장 취약한 점도 인정해주고, 아껴주는구나. 빠르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나를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보지 않네? 안전하다.' 평온하고 편안했고, 그때부터 저는 진짜 진저티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답니다.
시간이 지나 지금까지 벌써 3달 동안 일을 했네요! 점점 진저티에 익숙해지면서, 이젠 '나의 변화'뿐 아니라 '진저티플의 변화'도 궁금해졌어요. 앞으로 나의 여정은 또 어떻게 될지 참고하고 싶기도 하고.
- '진저티에서 어떤 것들을 경험하셨을까?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 나와 같은 과정을 거치셨을까?'
- '진저티플은 어떤 마음으로 진저티에서 계속 일하고 있을까?'
- '앞으로 진저티에서 나는 어떤 것을 경험하게 될까?'
우리 진저티 사람들을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에, 나를 더 잘 알고 싶다는 마음에, 그리고 이 진저티의 이야기를 독자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앞으로 10주간 진저티플을 인터뷰하는 프로젝트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좀 더 특이하게. 음악을 섞어서!
여러분 혹시 버스킹을 즐겨보신 적 있으신가요?
노래하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이 각자의 순간에 마주치는 버스킹.
버스킹은 누군가의 삶을 노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버스커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지나가는 사람을 위한 이야기일 수도 있죠.
완벽하지 않더라도 서툰 그대로. 그러나 진심을 담아서 하는 이야기 말이에요.
저 신입사원 ‘후드티 버스커’ 영재도 버스커로서, 진저티플이 인터뷰로 나누어줄 이야기를 노래로 담아보려고 해요. 노래를 통해 저와 진저티플과 여러분의 순간이 잠시 만나 머물기를 바라면서 :)
그래서 오늘 첫 버스킹 곡은 옥상달빛-인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dsKAOaOUV0
"불안해하지마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사실 불안해.
걱정하지마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사실 걱정이 산더미야
어디로 가는지 여기가 맞는지 어차피 우리는 모르지
멈추지 않고 가보면 알겠지 비록 난 조금씩 나이만 들어가지만
맑고 깨끗하고 자신있게
맑고 깨끗하고 자신있게
난 누구보다 소중하니까
맑고 깨끗하고 자신있게
매일매일 행복하자
맑고 깨끗하고 자신있게
오늘도"
많은 분이 보는 곳에 저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고, 진저티에서 주도적으로 해보는 프로젝트가 처음이라 조금은 두려운, 그러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담은 곡이에요.
오늘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눈앞에 있는 도전이 있나요?
그렇다면 저와 함께, 이 노래와 함께, 맑고 깨끗하고 자신있게 도전해봐요!
여러분의 행복한 하루를 응원하면서 첫 번째 버스킹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진저티 신입사원 영재의 진저티플 버스킹,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